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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술

90. 일품진로 10년숙성




















































아내가 친정에서 김장김치를 갖고 왔다.

오랜 시간 책장 한 구석에 있었던 일품진로를 꺼낸다.

역시 양념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엔 소주가 제격이다.

게다가 10년숙성 일품진로라......첫맛을 보는 아내도 감탄한다.

오크통에서 묵어 흰소주가 노랗게 되었고, 향 또한 그윽하다.

물론 가장 큰 장점은 부드러운 목넘김이다.

이제는 돈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술, 요즈음 일품진로 1924가 있긴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종자다.



1996년 진로소주는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세상에 내놓았다.

쌀로 빚은 증류식소주를 오크통에서 1년 숙성한 후 내놓은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마시던 희석식 소주와는 차원이 달라 나의 애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아쉽게도 생을 짧게 마감했는데, 당시엔 그 이유를 잘 몰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음해 터진 IMF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재고처리되었단다.

세월이 흘러 10년이 지난 2007년 오크통에서 잠자고 있던 그 소주가 세상에 다시 얼굴을 내민다.

골치 아팠던 재고가 10년이란 숙성을 거쳐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하니 말 그대로 새옹지마다.

처음엔 높은 가격 때문에 주춤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인기를 얻는다.

나의 애주 목록에도 다시 올랐다.

그러나 재고가 바닥이 나면서 시장에서 사라졌다.

다행히 흔하던 시절, 여러 병 구해놓고 야금야금 마시곤 했는데......

이번 김장철에 마지막 그 한 병이 사라졌다. 진한 추억을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