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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행/안나푸르나

[lx3] 안나푸르나 트레킹 10일, 포카라로 돌아오다(2/2)

 

 

 나야폴 도착 1시간 전, 포카라의 리버사이드 호텔로 전화를 해 전세 차량을 불렀다. 아무래도 택시를 여러 대 나누어 타고 가는 것보다 경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포카라에 도착했다. 떠날 때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떠나기 전, 나는 산촌다람쥐 이경보 사장과 몇 차례 통화를 하고, 메일을 주고 받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정작 포카라에 도착해 보니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 사장은 원래 네팔인이 경영하는 호텔 옆에서 세를 얻어 산촌다람쥐라는 식당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몰려들자 건물주가 이익 반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결국 식당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이 사장은 우리 스케쥴을 많이 도와 주었다.

 

 

우리가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끝내고 내려오니, 이 사장은 같은 이름으로 식당을 다시 열었다. 새 식당 역시 네팔인이 운영하는 호텔 옆이다. 우리는 거처를 식당 옆 호텔로 정하고, 식당에 둘러앉아 무사귀환을 자축하며 백숙을 뜯었다. 물론 포터들과 함께.

 

 

포터비는 보통 하루에 8불에서 10불 정도. 10월이나 11월과 같은 성수기에는 10불 정도 지급한다고 한다. 물론 이 포터비에는 포터들의 롯지비와 식사비가 모두 포함된 값이다. 여기에 10% 보너스를 지급했으니, 하루에 11불이다. 그들의 노고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으나, 네팔인들의 한 달 급료가 50불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그들에게는 엄청난 목돈이다.

 

 

이번 트레킹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짐이 유난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 먹을 것을 많이 준비하는 탓이다. 서양인들의 경우, 60-80리터 정도 배낭을 포터에게 맡기거나, 자신이 그 정도의 배낭을 직접 짊어지고 혼자 트레킹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거의 100-120리터 카고백을 그들에게 짊어지게 한다. 내 다시 또 온다면 서양인 스타일로 하고 싶다. 사실 한국에서 준비해 가지 않아도 먹을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포터들과 헤어진 후, 방으로 들어와 일단 밀린 빨래부터 시작했다. 일부 일행들은 세탁소에 맡겼으나, 내 경우는 등산복의 경우, 집에서도 반드시 손빨래를 해 왔기 때문에 내 스스로 해결했다.

 

 

저녁 시각, 슬슬 거리로 나가 시내 구경을 했다. 특히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싼 값에 등산장비를 마련했던 친구들은 짝퉁이라도 등산장비를 사겠다며 덤벼들었다. 이 사장이 아예 공장으로 데려갔다. 서너 평이 되는 공간에서 직원 서너 명이 재봉으로 드르륵드르륵 노스페이스 침낭을 만들고 있었다. 만들고 있는 침낭 옆에 솜뭉치들이 놓여 있는데도 주인은 오리털 침낭이라고 부득부득 우긴다. 살 마음이 싹 가셨다.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마친 친구들이 네팔 전통주 '창'이 그렇게 맛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한 술. 그러나 그 어떤 가게에서도 이 술을 팔지 않았다. 아쉬움을 달래며 역시 네팔 특산주인 락시로 목을 축였다.

 

 

 

 

 

 

 

 

 

 나야폴에서 출발 직전

 

 

 

 

 

 

 

 

 

 

 

 

 

 

 

 

 

 

 피스 강가와 산촌다람쥐. 함께 있다.

 

 

 

 

 

 

 

 

 

 

 

 

 

 

 

 

 

 

 

 

 

 

 

 

 

 

 

 이번 트레킹 동안 읽었던 헬렌, 스코트 니어링 부부가 쓴 '조화로운 삶'. 매일 저녁에 시간이 많이 남는다 하여, 버트랜드 러셀의 책과 니어링의 책 가운데서 저울질하다 이 책으로 결정했다. 러셀의 책이 강렬한데 비해 이 책은 부드러워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사회주의 경제학자인 스코트, 그리고 크리슈나 무리티의 구혼을 뿌리치고 수십 년 나이 차를 뛰어넘어 그를 사랑한 헬렌이 농촌으로 들어가 산 이야기를 무덤덤하게 기록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은 주로 황무지를 어떻게 개간했느니, 농사는 어떻게 지었느니, 농촌의 공동체 생활을 어떻게 했느니 등 실제 내 삶과는 전혀 관계가 닿지 않는 내용이 주를 이루어, 읽을 때 한없는 인내심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simple, slow한 삶의 가치를,  안나푸르나의 대자연과 비빔을 시키며 읽었다.

 

 

 

 

 

 

 

 

 

 

 

 

 

 

 

 

 

 

 

 

 

 

 

 

 

 

 

 바나나꽃! 처음 보다.

 

 

 

 

 

 

 

 

 

 여기가 노스페이스 공장.

 

 

 

 

 

 

 

 

 

 수원에서 근로자로 일한 적이 있다는 청년. 현재 한국어 학원을 운영 중인데 장소가 비좁아 새 건물을 짓고 있었다. 금년에 한국으로 갈 수 있는 인원 약 2000명 정도를 뽑는데, 그 지원자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맨 오른쪽이 산촌다람쥐 이 사장.

 

 

 

 

 

 

 

 

 

 포장마차 같은 곳. 이곳에도 창이 없었다.

 

 

 

 

 

 

 

 

 

 쇼핑센타에도 없었다.

 

 

 

 

 

 

 

 

 

 슈퍼에도 없었다. 창 찾아 구만리.

 

 

 

 

 

 

 

 

 

 여기도 짝퉁

 

 

 

 

 

 

 

 

 

저기도 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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