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계산 비박산행 1일
2016.9.3(토)
주차장(1:10)- 점심(2:10-3:00)- 갈래능선(3:40)- 정상(5:20)
친구와 함께 강원도 철원의 복계산으로 비박산행에 나선다.
우리의 원래 계획은 세 개의 등산로 가운데 가운뎃길로 오른 다음,
정상 옆 헬기장에서 하루를 묵고,
칼바위를 거쳐 원골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었다.
만일 가운뎃길로 오르려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올라야 한다.
그런데 그 길 쪽에 카페 안내판이 있어 무심코 지나치는 바람에
맨 오른쪽 코스로 오르게 된다.
점심을 해결하고 산행을 시작하려 했으나 주변에 적당한 식당이 없었다.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전부터 오후 세 시까지 비가 온다고 했지만,
전혀 비가 오지 않아 안심하고 걸었는데 하필 이때 비가 내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세 시가 되자 놀랍게도 비가 그친다.
비가 온 뒤의 상쾌함.
안의 물건들이 젖지 말라고 배낭은 커버를 뒤집어 씌었지만,
내 몸은 그냥 비에 맡겼는데,
다행스럽게도 더위가 이어져 산행 중 젖은 옷이 자연스레 말랐다.
주능선 위에 올라서면 바로 정상, 그리고 정상 바로 옆에 헬기장.
민간인이 오를 수 있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산, 복계산.
복주산 국망봉 방향
명성산 방향
오늘 잠자리를 펼 헬기장, 정상에서 그리 멀지 않다.
저 멀리 대성산, 그 뒤로는 철책선이 있다.
앞쪽에는 수피령.
그렇다.
산행로 입구에서 비를 만났을 때,
어쩌면 정상에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역시 그러했다.
오랫만에 들고 나온 제로그램의 미니멀리스트1.
그리고 엠에스알의 카본 리플렉스 2텐트.
텐트의 심 테이프가 낡아 조각 조각 떨어지고 있어,
텐트 세탁소에 보내 심실링을 부탁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 부식해서 떨어지는 테이프 위에 심실링을 떡칠해,
테이프와 함께 심실링도 떨어진다.
아무래도 내년 봄에는 대체 텐트를 구해야 할 듯 싶다.
군데 군데 자그마한 구멍도 나 있어서 요즘처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엔 불안하다.
내가 준비해 간 스프와 친구가 준비해 온 훈제오리가 오늘의 양식.
친구가 들고 온 오미자 술 한 병을 비우다 그만 정신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