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길/비박산행

장수 팔공산 비박산행 1일

난다데비 2016. 2. 15. 09:00



2016.2.5(금)




실로 오랫만에 비박산행에 나선다.

작년 11월 16일 강천산 산행 후 첫 비박산행이니 무려 3개월 가까이나 된다.

물론 그동안 미얀마 여행도 있었지만,

귀국 후 주말마다 이런저런 행사에 따라 다니느라

등짐을 지고 나갈 형편이 되질 못했다.

오랫만의 산행이라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곳을 택했다.

장수 팔공산, 나홀로 비박산행이다.












출발점인 자고개.

차량 넉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는데 두 대가 대책 없이 주차해

차 세울 곳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늦은 시각에 출발한다.

이날 있었던 두 개의 고난 가운데 첫 번째 고난이다.
































자고개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5km인 표지판과 3.5k인 표지판이 혼재한다.

후자가 정확한 듯하다.




















































물론 매 주말마다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두 주 정도는 기회가 있었지만 전혀 눈이 오지 않아 배낭을 꾸릴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마침 며칠 전 남부 지방에 내린 눈, 금년 첫 비박산행을 나서게 만들었다.










































































































주차할 곳을 찾다 늦게 출발한 산행,

오랫만에 걸어 힘이 든데다 해까지 지고 있었다.

걸음을 재촉했고, 그래서 더욱 힘이 들었다.

















정상엔 통신 중계탑이 있다.

그곳을 지날 때는 해가 완전히 기울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리고 남들이 1시간 40분만에 도착하는 비박지에 3시간이나 걸려 도착한다.

이 허약 체질은 어쩔 수 없다.

















두 번째 고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산행을 2/3 정도 진행했을 때 텐트 폴을 갖고 오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제왕산에서 했던 것처럼

텐트를 비비색처럼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몇 년 전 장수 장안산에 올랐더니 건너편에 우뚝 솟은 산이 보였다.

저곳에 텐트를 쳐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하산해 식당 주인에게 물으니 이름하여 장수 팔공산이었다.

내 언제 저곳에 오르리라 마음먹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조금은 희한한 상황이지만......

















텐트를 뒤집어 쓴 채 저녁을 먹는다.

오늘의 주 메뉴는 과메기.

다행히 바람도 없고 강추위가 아니라서 견딜만하다.

제대로 눈밭에서 뒹군다.

처량한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오랫만의 비박산행, 먀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