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 비박산행 1일
2015.11.15(일)
들머리(1:05)- 깃대봉(2:50)- 왕자봉(3;15)- 용대암골(4:05)-
강천제2호수 제방(4:40)- 비박지(5:00)
순창의 강천산으로 향한다.
금년엔 제대로 단풍을 즐기지 못해,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멀리 남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도 단풍이 끝물이라 기대만큼 즐겁지는 않았다.
나홀로 비박산행이다.
예상했던 것처럼 주차할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비집고 들어갔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병풍폭포
으악_
사람들 비명소리에 머리를 돌려보니 폭포에 무지개가 떴다.
그렇지만 바로 해가 숨어버리니 무지개도 숨는다.
다시 해가 나타나기를 5분 여 기다렸지만 야속하게 시간만 흐른다.
무지개 사진 포기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10여 일 전에만 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남쪽엔 아직도 단풍이려니 생각했는데 다 기울었다.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강천산을 찾아왔는데,
그들 대부분은 산행 코스가 아닌 구름다리 정도까지만 가는 행락객들이었다.
강천사로 가기 전 강천산 정상인 왕자봉에 오르기 위해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많은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강천사로 향하니,
이 시각 오른쪽으로 가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절길이 아닌 길이 오히려 속세를 떠난 길 같다.
강천산이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정상과 연결된 산행길은 단풍과 전혀 관련이 없는 아이러니.
하늘로 오르기 위해 용트림하는 용과 같다 하여
옛날에는 용천산이라 불리웠던 강천산,
기암 절벽과 계곡이 아름다워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데,
정상과 연결된 산행 코스에선 이런 멋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아이러니.
낙엽 그리고 어제 내린 비로 길이 무척 미끄러웠다.
왕자봉도 그렇지만 형제봉도 산행 코스에서 벗어나 잠시 올라가야만 한다.
그냥 지나쳐 조금 지나니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조망이 터지는 곳을 만난다.
어제 비가 와 땅에 습기가 가득한데
날씨는 무척 따뜻해 공기 중 습도가 높아 시야가 흐릿한 날이었다.
강천제2호수 제방이 보인다.
오늘밤 저 뒤로 올라 잠을 자고 내일 왼쪽 골짜기로 하산하게 된다.
용대암골에 내려선다.
제2호수 제방 위에서.
산행 중 만난 사람은 몇 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는 시간이 늦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입구에서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게 걸어온 행락객들이다.
하산길.
저 길로 그냥 내려가지 않고 제방 뒤 봉우리로 다시 오르게 된다.
텐트를 펼쳤는데 몇몇 사람들이 텐트 앞을 지나가며 신기한 듯 기웃거린다.
그러나 이 코스로 산행을 진행하기엔 날이 너무 어두워
모두 다시 내려들 간다.
오늘 반찬 주 메뉴는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소고기로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깜빡하는 사이에 주차장 안으로 들어와
식당에서 고추장불고기를 사 갖고 왔다.
순창의 향토 요리......입맛에 맞아 만족했다.
그동안 숱하게 나홀로 비박산행을 다녔지만 별로 무서움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겹겹이 쌓인 낙엽들이 바람따라 여기저기서 바스락거려
신경이 쓰인다.
노래를 조그맣게 틀어놓고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