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깃대봉 비박산행 1일
2015.10.9(토)
들머리(3:20)- 비박지(6;00)
가평의 깃대봉으로 비박산행을 나선다.
대성리역에서 친구를 만나,
현리의 마일리로 향하는데 그 길이 험난하다.
한글날을 전후한 연휴에다가 단풍철이라 경춘도로가 꽉 막혀,
1시간 조금 넘게 걸릴 거리를 4시간 이상 달려 도착한다.
출발점에서 돌아본 운악산
우리가 들어갈 산구석.
오는 길이 너무 막혀 짜증이 날 만큼 났지만,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아마 이쯤이었을 것이다.
차에 지갑을 놓고 와 내달려 다녀온다.
이 순간이 오늘 산행의 운명을 결정한다.
가을의 절정기를 느껴 보기도 전에
만추가 왔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후배에게서 넘겨 받은 트랙을 열었다.
아! 정상적인 산행로에서 벗어나 있다.
후배가 말했지. 초입 갈림길에서 조심하라고.
차에 갔다 오는 동안 친구가 앞서 갔는데 크고 편한 길로 걸었고,
나는 무심코 따라 걸었다.
우리는 옆 골짜기를 걷고 있었던 것.
가파른, 그리고 산행로가 없는 길을 기어 올랐다.
옆 갈래능선을 넘어 다시 계곡으로 내려간다.
해는 어느덧 지고 있어 마음이 급했다.
입에선 단내가 났다.
그리고 쌀쌀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그래도 트랙이 있었기 때문에 목적지를 특정하고 올 수 있었다.
어두워지기 직전 도착한 비박지, 단풍 천지다.
비등로에서 흘린 땀을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정상에 갔다 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출발점에서 이곳까지 거리가 짧기 때문에 오늘 정상에 갔다 오려했건만,
비등로에서 헤매는 바람에 시간을 모두 까먹었다.
내일 다녀오기로 마음먹는다.
텐트를 세우니 곧 어둠이 사방을 감싼다.
지쳤지만 타프 안에서 달콤한 저녁을 먹는다.
일본 비상식, 혼합곡 알파미.
그리고 꽁치조림.
단풍나무 아래에서 행복한 밤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