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악산 비박산행 2일
2015.9.19(토)
출발(9:45)- 만경대(10:50)- 정상(11:05-11:50)-
절고개 갈림길(12:15)- 현등사(1:25)- 운악산주차장(2;15)
행복한 아침이다.
일출 직전 눈을 떴지만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다시 잠 들었다 눈을 뜨니 병풍바위가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받고 있었다.
플라이와 이너 텐트 사이에서 하룻밤을 나와 함께 보낸 녀석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찍 산에 올라온다.
데크 위의 짐을 치우고 오를 준비를 한다.
이제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약 800미터.
본격적인 암릉길이다.
내려오는 사람과 마주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미륵바위
병풍바위
오른쪽 숲 중간에 어젯밤을 보낸 데크가 보인다.
네 발로 기어오르다 문득 뒤돌아 보면 멋진 경관이 펼쳐진다.
코 앞에는 단풍이 있고.......
지금의 암릉길이 만들어지기 전 올랐다는 사다리길.
완전 수직이다. 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더덜.
만경대.
가파른 암릉길을 기어올라 능선에 올라 섰을 때의 일이다.
반대편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 무심코 쳐다 보니 산행로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저쪽도 무척 가파를 터인데 누가 산행로도 없는 길을 오르는 거지?
바로 그 순간.......찰나에 마주친 멧돼지.
나나 그녀석이나 모두 혼비백산.
지축을 울리며 옆으로 도망치더니 내가 갈 능선길을 넘어 내가 지금 올라온 직벽 쪽으로 내려간다.
혹시 무리가 있을 지 몰라 암릉길 올라올 때 접었던 스틱을 다시 꺼낸다.
그게 무슨 무기가 되겠냐마는 바위에 부딪히는 스틱 소리 듣고 피해주십사.
잠시 후 올라온 나홀로 산행객, 상황을 설명하니 겁 먹고 멈추어 선다.
뒤 따라 온 몇 사람과 함께 만경대에 올라 선다.
그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소심한 녀석, 멧돼지.
몇 번 마주친 상황에서 모두 그러했다.
실질적 정상인 동봉에서 막걸리 장수에게 배낭을 맡기고,
10여 분 거리에 있는 서봉에 다녀온다.
오늘도 어제처럼 엄청 더운 날이다.
시원한 막걸리 한 잔 들이키며 조금 전 멧돼지 상황을 설명하자
이 산에도 멧돼지가 많단다.
허얼~~ 악산에도?
동봉에서 현등사 방향으로 내려서며 바라본 서봉
남근석
코끼리바위
2코스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1코스도 바위의 연속이다.
배낭의 무게 때문에 쉽게 내려설 수가 없다.
중간 휴식.
현등사.
신라 법흥왕 시절 포교차 온 인도승 마라하미를 기리기 위해 창건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산행로에서 가파르게 올라야 법당에 이른다.
불심이 없는 나는 그냥 지나친다.
정상의 막걸리 장수는 정상을 밟는 산객에게 두 가지 말을 전한다.
- 왼쪽 편안한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서봉이 있오.
- 아래 주차장 근처에 냉면집이 있오.
산행이 아니라 그 집 냉면맛 보기 위해 일부러 오는 사람들도 있으니
하산하면 꼭 한 그릇 먹어 보시오.
막걸리 장수의 집안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닌가 미심쩍었지만 호기심에 들려본다.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무더위에 지쳐서인지 시원하게 한 그릇 해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