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리골- 쇠나드리 비박산행 2일
2015.8.16(일)
비박지 출발(8:20)- 안부(8:25)- 956봉(8:45)- 1061봉(10:35-50)-
바람불이삼거리(11;35)- 점심(12:10-1:30)- 하산 완료(2;30)
한여름엔 보통 몽벨 침낭 3번을 배에 올려놓고 잠을 자지만,
어젯밤에는 추위를 느껴 취침 중 침낭 안으로 들어가 잤다.
비박산행을 하면 계절에 따라 오는 기온의 변화를 먼저 알 수 있다.
그리고...... 출발
안부, 백두대간에 올라서다.
백두대간은 남북의 길이자 동서의 벽이다.
956봉 표식지를 누군가가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잠시 후 나타난 이곳이 실제적인 956봉 정상이라는,
이 지역 오랜 걸음꾼 마루금의 단언.
능선을 따라 곳곳에서 야생화가 아름답게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그러나 그곳엔 아름다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 파괴 수준의 멧돼지 흔적이 여기 저기에 보인다.
사진을 찍은 이 지점에서 조금 더 진행했을 때였다.
앞에 황갈색의 조그만 물체가 소리를 내며 무엇인가를 뜯어 먹고 있었다.
멧돼지 새끼.......
비록 새끼이긴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긴 처음이다.
식은땀이 흘렀다.
스틱을 마주 쳐 소리를 내니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간다.
주위에 어미가 있을까 봐 온 신경이 곤두섰다.
바람불이삼거리.
참 희한한 일이다.
조침령 터널에서 올라오는 당일 산행객이나,
구룡령에서 출발한 백두대간꾼을 만날 시각이 지났는데도 사람 하나 보질 못한다.
여기서 잠시 진행 후 쇠나드리로 하산한다.
계곡 상류 지점
당귀꽃
연가리골 못지 않은 오지스러움이 계속 된다.
매미의 사랑.
머리가 조그만 나무에 부딪쳤을 때, 갑작스런 비명 소리에 깜짝 놀랐다.
매미 한 쌍이 땅에 떨어졌으나 아직도 사랑 중이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그들의 삶을 마감하는 의식을 치루는 중.
하산 완료.
후배는 히치하이킹을 하여 연가리골 입구에 세워진 차를 회수하러 간다.
산행 도중 해가 나진 않았지만 습도가 높아 무척 땀을 많이 흘렸다.
하산 지점 근처 냇가에 들어가 온몸을 씻으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만족도가 높았던 비박산행의 이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