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비박산행 1일
2015.5.17(일)
서울 출발(0:40)- 순천 도착(4:00)- 광양 포스코 수련원(6:00)- 들머리(6:50)-
노랭이재(7;30)- 억불봉삼거리(8;10)- 억불봉(9:00)- 샘터, 억불봉삼거리(9;55)-
점심(12:00-1:30)- 정상(2:45)- 한재(4;45-5:40)- 따리봉삼거리(6:40)- 따리봉(6:50)
우리나라 산 가운데 백운이란 이름을 가진 곳은 수십여 개에 이르고,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 광양의 백운산이리라.
오랜 전부터 산행을 마음먹고 있던 산,
특히 매화가 피는 시기에 꼭 찾아 가 보고싶던 산,
시간을 맞추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서야 찾아 나선다.
순천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택시를 잡아 포스코 수련원 주차장까지 온다(3만 원).
산행 안내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없다.
큰길을 따라 걷다가 아침 산책을 나온 동네 주민에게서 정보를 얻는다.
주차장에서 난 길 가운데 오른쪽으로 가면 저 수련관 뒤에 들머리가 있다는데,
나는 이미 왼쪽 길을 택해 걷고 있었기 때문에
한 바퀴 빙 돌아 저 수련관 뒤에서 출발한 길과 만났다.
들머리에 있던 안내판.
이때까지만 해도 계획은 이러했다.
따리봉에서 잠을 자고 형제봉을 거쳐 하산한다.
노랭이재에서 바라본 노랭이봉.
나름 운해가 깔린 아름다운 산천을 보여주던 이날 아침 풍광
억불봉삼거리.
여기서 동네 주민 두 사람을 만나 그들과 함께 억불봉으로 가며 주변 지형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왼쪽 뾰족한 곳이 백운산 정상인 상봉,
그리고 뒤의 산줄기는 지리산으로 왼쪽 높은 봉우리가 반야봉.
가운데 높은 봉우리, 천왕봉.
이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백운산행은 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 지역들도 설명을 했는데......
우둔한 머리가 기억을 해내지 못한다.
가운데 노랭이봉 그리고 뒤에 광양
억불봉 삼거리로 다시 내려온 다음, 경사가 심한 길을 따라 샘터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찾지 못하고 가파르게 다시 올라와 주능선을 걷는다.
억불봉 삼거리에서 보았을 때,
주능선이 모두 햇볕에 노출이 된 길처럼 보였으나,
이처럼 드러난 길은 20% 정도다.
정상, 갈 길이 아직 멀다.
지리산 천왕봉이 길동무가 되어 준다.
점심은 바로비빔밥.
건조미로 밥을 지을 때 약간 물을 많이 넣던 경험을 살려,
권장량보다 물을 조금 더 부었더니,
물비빔밥이 되었다.
그래도 워낙 배가 고팠던지라 맛있게 해치운다.
그렇다.
이번 비박산행지로 서리산과 소백산 백운산을 놓고 저울질했는데,
어쨌든 이곳에서 철쭉을 원없이 보는구나.
이제 제법 가까워진 정상.
그런데 이상하다.
이토록 멋진 산에 산객이 왜 눈에 잘 띄지를 않지?
점점 멀어지는 억불봉
헬기장 너머의 정상
그리고.......마침내 정상인 백운산상봉, 1222m.
천왕봉
노고단과 반야봉
천년만년 백운산 정상에서 지리산을 그리워하는 바위
신선대.
이때쯤 나는 지쳤다.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늘 깊은 잠을 잤는데, 오늘은 선잠을 자 졸음이 밀려온다.
게다가 거의 한 달만에 걷는 비박산행 길이라 힘에 부쳤고,
더위는 온몸을 짓누르고 있다.
저 신선대에 오르는 길목에 섰을 때 잠시 머뭇거리다 그냥 지나쳤다.
다시 오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한재.
여기서 논실마을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 계곡에서 물을 얻는다.
목이 탄다.
따리봉으로 오르는 길, 새로운 산행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여기서 구례로 갈 수 있다지?
잠자리가 있는 곳은 언제나 포근하고 행복하다.
따리봉에서 백운산상봉과 걸어온 산줄기를 바라보다.
광양 방향
내일 걷게 될 도솔봉 방향
도솔봉 뒤의 조계산과 모후산
행복하지 않으면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