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1일, 곰배령 가는 길 그리고 꽃별하얀 팬션
2014.8.9(토)
곰배령.
오래 전부터 마음에 두고는 있었지만 실제 밟아 보지는 못한 곳.
아내와 함께 그곳으로 떠난다.
일요일에 태풍의 여파로 비바람이 영동 지역을 강타할 것이란 일기예보 때문에
일주일 내내 기상청 사이트를 들락날락거리며 체크하기를 수십 번,
행운을 빌며 곰배령으로 향한다.
경춘고속도로를 거쳐 인제로 가는 길, 휴가 또는 피서 차량으로 상당히 밀렸다.
금년 여름 떠나려던 뚜르드몽블랑을 가로막았던 회사일,
그 녀석 때문에 결국 여름 휴가도 특별히 가지 못한 채,
오늘내일 이틀만 잡아 곰배령으로 떠난다.
차량이 막힐 것을 뻔히 알면서도.
경춘고속도로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을 때, 아내가 무릎을 치며,
친구한테 소개 받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자고 한다.
서종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청평의 산성시골방상(031-584-2961)으로 향한다.
메뉴는 보리밥. 꾸밈없는 맛에 아내나 나나 무척 만족한다.
곰배령으로 가는 길은 느렸다.
차량이 밀리기도 했지만, 팬션에 일찍 가 보아야 딱히 할 일이 없어,
이것저것 참견하면서 간다.
_ 바베큐 준비를 어디서 해 가는 것이 좋아요?
_ 현리 하나로마트요.
_ 가는 길에 있습니까?
_ 예. 찾기 쉬워요.
현리를 지나 다른 길로 접어들었지만 하나로마트가 보이지 않는다.
고생 끝에 현리터미널 뒤편에 있는 하나로마트 기린 농협을 찾는다.
아내에게 방동약수 한 바가지 선물하려 했다.
길게 늘어선 줄, 게다가 그들은 모두 커다란 물통을 몇 개씩 들고 서 있다.
조경동계곡 끝지점을 보여주려 했지만,
차를 세울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다.
휴가철에 곰배령 팬션 예약이 힘들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보름 전, 몇몇 집에 방 하나 정도씩만 남아 있었는데,
선택한 곳은 꽃별하얀 팬션이다.
우선 위치가 마음에 든다.
곰배령에 가려면 포장도로에서 비포장도로로 15분 정도 가야 하는데,
이 팬션은 비포장도로 중간쯤에 있다.
아내는 거실 안의 집기 하나하나가 마음에 든다면서
주인 내외의 정성이 가득한 집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난 그런 면보다
주인 내외의 진솔한 친절에 감동을 받았다.
편하고 즐겁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팬션 바로 앞에 조그만 내가 있다.
더운 날 왔더라면 발 담그고 늘어져 있기 좋은 곳.
저녁이 되자 서쪽 하늘이 하수상해진다.
과연 내일 날씨는 어떻게 될까?
태풍 할롱이 일본 중심부를 할퀴고 지나가지만,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현재까지의 일기예보다.
특히 우리가 곰배령을 오르게 될 10시에서 12시경에 가장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다고 한다.
만일 그런 일이 닥치면 그냥 내려오면 되지 뭐.
바베큐장.
이날 저녁, 두 가족만 바베큐장을 이용했다.
팬션 바로 옆 식당에 늘어선 차량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