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길 4코스 큰사랑산길 백패킹 2일
2014.7.20(일)
플라이를 걷어 올리고 잠을 잤는데,
새벽 한때 축축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떠 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다시 눈을 붙였다 8시가 넘어 깨니,
최근 비박산행하며 가장 늦게 일어난 날로 기록이 된다.
앞마당
뒷마당
그리고 사과 하나와
커피 한 잔
아침식사는 시금치콩나물된장국과 함께
최근 구입한 그랜드 트렁크의 나노7 해먹이다.
올라가 누워 보니 그렇게 편하고 시원할 수가 없다.
좀더 나은 주거 환경을 찾아 자리를 옮기는데.......
해먹에 익숙하지 않아 저런 상태로 걸친 다음 올라갔는데,
처지면서 아래 돌부리 뾰족한 부분과 마찰을 일으켰다.
그랬더니 이렇게 찢어지더라.
무심코 다시 올라탔다가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뿌지직~~
찢어지며 다리가 땅에 걸쳤다.
상체가 만일 찢어진 부분에 있었다면 정말 큰일날 뻔.
해먹으로 소일하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의자에 앉아 음악이나 들으면서 잠을 청한다.
얼마 전 구입한 헬리녹스의 최신형 그라운드 체어, 참 편하다.
사실 무게 때문에 애써 외면했던 제품인데.......
계곡에 가 물장난도 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계곡물에 적셔 티 셔츠 입기.
3시 10분 길을 떠나다
야영지에서 나오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짧은 시간에 운길산역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오른쪽으로 향한다.
운길산역까지 8km의 길인데, 그 중간 어드메쯤 예봉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으면 그 길을 따라 올랐다가
팔당역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걷기 시작하던 초반, 너무 힘들었다.
엄청난 무더위, 그리고 시멘트 차도에서 올라오는 복사열,
게다가 직접 내리쬐는 태양.......
되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버틴다.
또렷한 길인데도 불구하고 다닥다닥 붙어 있던 이정표,
힘들게 걷고 또 걸어도 계속 남은 거리가 7km대에서 내려가질 않는다.
이러다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 걱정하기도 했던 이날의 추억.
계속 오름질이었던 길이 출발한지 50분 정도 지난 이 지점부터 완만하게 내려간다.
게다가 태양을 산줄기가 가렸고 바람까지 간혹 불어 이제는 살 것 같았다.
예봉산으로 치고 올라가는 길을 찾아보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결국 큰사랑산길을 계속 밟게 된다.
이날 걸으며 만난 사람은 반대편에서 오던 두 사람 뿐이었다.
되돌아본 길.
오른쪽에 희미하게 운길산이 보인다.
임도는 여기서 끝난다.
이 지점에서 다시 차도를 따라 2km를 걸어, 6시 10분, 운길산역에 이른다.
옷은 땀으로 젖었고, 몸은 피곤으로 늘어졌다.
언제부터인가 하나둘씩 문을 연 운길산역 앞의 장어집들,
오늘 처음 들어가 큰놈 둘을 구워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