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산 비박산행 1일
2014.5.30(금)
김유정역(2:20)_ 금병산 정상(4:50)
고향 춘천의 금병산으로 나홀로 비박산행을 나선다.
청춘열차를 타고 남춘천으로 가 막국수 한 그릇을 먹은 다음,
전철을 이용해 김유정역으로 되돌아와 산행을 시작한다.
5월답지 않게 무더운 날씨다.
맨 왼쪽 봉우리가 정상이고,
왼쪽 초가집 형태의 건물은 김유정 문학촌의 별관격인 낭만누리다.
역 바로 앞에 일자형의 거대한 상가 건물을 짓고 있는데,
그로 인해 금병산 조망을 가로막고 있어서 영 기분이 찝찝하다.
몇 년만에 찾은 이곳 실레마을은 더 번잡해졌고 많이 변해 있었다.
왼쪽 길로 오르고, 오른쪽 길로 내려올 것이다.
왼쪽길(동백꽃길)은 가파르고, 오른쪽길(산나그네길)은 완만해
보통은 오른쪽길로 올랐다가 왼쪽길로 내려온다.
이 표지판 바로 옆에 김유정 문학촌이 있는데,
내일 하산하며 들릴 예정이다.
김유정의 고향답게 길다방 이름도 그의 작품 이름에서 따왔고,
산행로, 골목 이름 하나하나도 소설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역 바로 앞의 공사중인 그 건물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마을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 건물.......
오르는 길에 있는 잣나무숲.
물론 내일 하산할 코스에도 잣나무숲이 있다.
계곡엔 물이 말랐다.
금병산엔 잣나무 굴참나무 소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대표하는 나무는 뭐니뭐니해도 김유정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동백나무일 것이다.
몇 개월 전 불암산 산행 때 처음 보았던 국가지점번호판이 여기도 있다.
그런데 이게 꼭 필요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단풍나무도 곳곳에 산재해 있고......
7,8년 전인가 고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원창고개에서 출발해 정상을 밟은 다음
김유정역으로 내려간 적이 있다.
오늘이 두 번째 정상 밟기다.
중앙에 보이는 산은 안마산 그리고 뒤 왼쪽에 있는 것이 춘천의 진산인 봉의산으로,
두 산 사이에 춘천의 중심가가 있다.
습도가 높아 조망이 좋지는 못하다.
산행 시각이 늦었지만 높지 않은 춘천 근교 산이라서 그런지
이 시각까지도 산행을 하는 산행객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봉의산 그리고 왼쪽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소양강
오른쪽이 대룡산 정상
정상 바로 밑의 헬기장
자리를 어느 곳에 잡을까, 뭐 큰 문제는 아니지만 잠시 고민을 한다.
등에 땅기운을 받고 싶지만,
숲이 없어 아침부터 햇빛한테 고문을 받아야 한다.
적당한 시각까지 햇빛을 가려줄 수 있는, 나무 아래의 데크 한 귀퉁이에 자리를 편다.
그리고 이른 저녁 식사
저녁을 먹고 있는 사이에 해가 지고 있어서 정상 바로 옆 데크로 다시 올라간다.
중계탑 바로 뒤로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는 만큼 노을의 색깔도 별로였다.
아직까지도 시야 확보가 잘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나았다.
낮에는 무척 더웠지만 저녁이 되니 나름 쌀쌀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활동하기 좋은 기온이라서 그런지 새는 밤에도 노래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짐승의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 신경에 거슬렸지만,
피부를 자극하는 약간의 쌀쌀함으로 인해 기분 좋게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