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백운산 비박산행 2일
2013.9.16(월)
비박지 출발(8:35)_ 제장마을(9:10)
어제 저녁과는 상당히 다른 아침이다.
어제 저녁만 해도 침낭을 배 위에 걸친 채 자도 될 것 같았는데
오늘 아침에는 침낭 안에서 나오기가 싫을 정도로 쌀쌀한 날씨다.
물을 먹기 위해 날진 수통을 찾았다.
_어라?
아무리 찾아 보아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제 산행 중 배낭을 내려 놓을 때 어디선가 빠진 모양이다.
이제 남은 물은 100여ml가 조금 넘는 상황.
이 위기를 잘 정리하고 서둘러 하산을 한다.
마을에 내려와 잠시 강가를 걷다가 유일한 매점에 들려 물과 커피를 사 마신다.
이곳에서 예미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많다는 말을 들었는데
매점 주인 말을 들으니 그게 아니다.
하루 네 편 뿐인데 앞으로 세 시간 후에나 있단다.
이런저런 말 끝에 4만원에 주인이 영월까지 태워다 주기로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았으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안개가 잔뜩 끼고 상당히 쌀쌀했던 날씨다.
상당한 망설임 끝에 하계용 침낭을 넣어 두고 간절기용을 갖고 왔는데 다행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아한 아침을 꿈꾸었다.
우선 커피 한 잔부터 할까.......
사진 한 장 찍고 마실 물을 찾으니 없고.......
1리터짜리 수통에 물이 쬐금 남았다.
갈증이 생길까 봐 반찬 먹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스프 하나를 겨우 끓여 먹는다. 지난번 덕두원 비박산행 때처럼.
그나저나 그때부터 비상용으로 들고 다니는 스프는 참 요긴하게 사용한다.
사진에서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제 완전히 황토색이었던 강물이 황토에 녹초라떼를 풀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변해
진한 녹색의 강물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서둘러 내려가야 한다. 물 먹으러.
나중에 아래 동네에서 주민 말을 들으니 저런 현상이 일주일은 간단다.
이 사진 한 장이 이 산행로의 가파름을 모두 대변해 주고 있다.
정상에서 칠족령으로 내려올 때만큼이나 가팔랐던 하산로.
먼저 매점을 찾아가는 게 순서였으나
매점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만나는 사람도 없었다.
경관에 취해 강가로 내려가 셔터를 누른다.
파랑새뼝대
매점 주인 차를 타고 영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