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1일(5)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2013.4.23(화)
5시 30분 숙소를 나섬
숙소를 나와 내일 아침 식사를 할 식당을 찾아 보았다.
스태프가 알려 준 방법으로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20여 분 헤매다 포기하고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내일 아침 구글 지도를 이용해 찾을 생각이다.
스페인 중앙우체국.
건축물이 아름다운 나라답게 우체국 건물도 그럴 듯하다.
6시 15분 프라도 미술관 도착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그러나 이런 명예를 부여하는 공식 기관이 있을 리 없으니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이리라.
원래는 유료 입장이나 6시부터는 무료 입장이다.
돈을 지불하고 미술관에 들어갈 만큼의 수준까지 아직 교양을 쌓지 못한 우리 둘은
공짜표 시간에 맞추어 갔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고야의 동상.
그의 작품 '옷을 벗은 마하'도 함께 조각되어 있다.
왕실에서 수집해 갖고 있던 미술품들을 기초로 하여 9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상설 전시하고 있는 것은 3천여 점이다.
전시 본관은 그리스 신전을 본떠 만들었는데 상당히 아름답다.
중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에 이르는 모든 마술학파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와 같은 스페인 화가뿐만 아니라
이태리 화가 티치아노, 독일 태생의 벨기에 화가 루벤스의 작품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미술관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작품은 고야의 것으로,
그의 작품 대부분이 이 미술관에 있다.
비록 공짜이지만 그래도 입장표는 준다.
이 표를 떳떳하게 제출하고 입장.
자존심을 지켜주는 센스.
문을 닫는 시각은 오후 8시.
두 시간 안에 전시된 예술품들을 모두 볼 수는 없다.
스페인으로 출발하기 전 미술관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볼 그림 30여 점을 미리 정하고,
그 그림들이 위치한 곳을 기록해 갔다.
미술관 입구에 있던 조각상.
이후로는 사진 촬영 금지!
누군가 미술관 내의 모습을 몰카로 찍어서 올려놓았다.
너무나도 유명한 고야의 두 작품.
'옷을 벗은 마하'와 '옷을 입은 마하'가 이렇게 이웃하여 걸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감상하고 있던 그림.
실제 이 작품들과 마주했을 때 비로소 내가 스페인에 와 있음을 실감했다.
고야, 알바 공작 부인/ 뉴욕 아메리카 히스패닉 소사이어티 소장
고야와 알바 공작 부인 사이에 스캔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런 관계에 기초해 그럴 듯한 상상이 사람들 사이에 퍼졌다.
알바 공작 부인의 누드화를 갖고 싶었던 고야가
알바 공작이 갑작스레 들이닥칠 것에 대비해 옷을 입은 공작 부인의 그림까지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작 부인의 초상화에 나타난 얼굴과 마하 부인의 얼굴 모습이 상당히 달라
이런 추측은 말 그대로 상상일 것이다.
나중에 고야는 이 누드화 때문에 종교 재판까지 받게 되는데
끝내 이 누드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위의 그림보다 사실 내가 더 직접 보고 싶었던 그림은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이다.
중학교 입학을 했을 때, 아버님이 세계사 전집을 선물로 사 주셨다.
표지 안쪽에 원색으로 인쇄되어 있던 이 그림은, 책을 펼칠 때마다 눈에 들어왔다.
당시에는 이 그림의 의미를 몰랐지만,
후일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고 또 로버트 파카의 사진을 보면서
스페인 근대사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을 때,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무능한 스페인 군주, 탐욕스러운 프랑스 나폴레옹, 프랑스의 앞잡이들.......
그리고 1803년 5월 2일과 3일에 벌어진 프랑스 군대에 의한 스페인 양민 학살.
고야는 캔버스에 자신의 손가락 피를 직접 묻혔고,
자신의 모습도 그려넣었다 한다(반쯤 구부려 서 있는 연두색 바지의 사나이).
이 사건 후 스페인 국민들은 소규모 단위로 이곳저곳에서 프랑스 군대에 맞선다.
바로 게릴라라는 단어가 탄생하는 계기다.
7시 50분 미술 관람을 끝냄
짧은 시간이지만 짜임새 있게 보겠다고 볼 작품과 전시 장소를 모두 적어 갔지만
막상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는 미술관 구조가 워낙 복잡해 헤맸다.
미술관 입구에서 받은 전시실 안내도와
내가 적어가는 볼 그림의 리스트를
정확하게 체크하고 움직여야 효율적인 동선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