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시
산 // 김영석
난다데비
2013. 2. 8. 09:00
아주 먼 옛날
가슴이 너무나 무겁고 답답하여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한 사내가
밤낮으로 길을 내달려
마침내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길 끝에 이르렀습니다
그 길 끝에
사내는 무거운 짐을 모두 부렸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그 길 끝에 이르러
저마다 지니고 있던 짐을 부리기 시작하고
짐은 무겁게 쌓이고 쌓여
산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길 끝에
높고 낮은 산들이 되었습니다
2013년 1월 계방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