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천황재 비박산행 2일
2012.10.13(토)
천황재 출발(9:10)_ 죽전삼거리(10:40)_ 죽전마을(11:35)
등짝에 한기를 느끼며 눈을 떴다.
지난주 설악산 비박산행을 할 때 동계용 에어 메트리스를 갖고 갔는데, 이번엔 부피를 줄인다고 발포로 대신했다.
앞으로는 동계용을 써야 할 듯 싶다.
한곳에 여러 팀이 함께 묵다 보니 밤새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
두세 번 잠에서 깨야만 했다.
먼 발치에 천황산이 서 있다. 사자가 옆드려 있는 형상이라 일명 사자봉.
오늘 걸어야 할 길
우리 팀의 집 세 동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천황산을 거쳐 천황재로 내려온다.
자리를 비우고 길을 떠난다. 사자평을 지나 죽전마을로.
영남알프스 환종주라는 개념으로 볼 때, 내가 유일하게 걷지 못했던 길_ 고원습지대인 사자평이다.
낯선 곳으로의 발걸음은 언제나 설렌다.
죽전마을로 가려면 오른쪽의 향로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예전엔 '죽전' 표지가 없이 '향로산' 표지만 있어 처음 종주하는 사람들이 헷갈렸다고 한다.
우리는 왼쪽으로 잠시 꺾어져 쉼터 방향으로.
작은 매점이 있고, 그 앞에 데크가 있다. 여기서 식수를 보충하다.
'죽전' 방향 표지를 최근 만들었는지 표지판 색깔이 다르다.
신불재가 보인다.
길을 걷는다.
걷는다 길을.
억새밭 사이로 걷는다.
억새밭 속에 내가 있다.
사자평을 걷고 있을 때 건너편 간월재 방향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오늘 그곳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렸다.
케이블 카가 개통되면서 영남알프스를 대중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지방관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고 싶은 산행객에겐 기쁜 소식이 아니다.
천황산이 늘씬하게 뻗어 있다.
왼쪽은 재약산, 오른쪽은 천황산 그리고 움푹 들어간 곳이 천황재
중간에 보이는 산이 향로산, 저곳에 오르면 영남알프스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언젠가 저곳에도 오를 날이 있을 것이다.
죽전삼거리로 향하고 있을 때, 비박배낭을 메고 오르는 사람들을 숱하게 만났다.
아무래도 오늘밤은 영남알프스 곳곳에 텐트가 세워질 모양이다.
헤어져야 할 재약산과 천황산
죽전삼거리
내려서는 길에 관광객 차림의 일행들을 만났다.
사자평 관광이 목적인 듯.
울산역(통도사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려면 두 시간이나 남았다.
하율님과 나는 택시를 불러 역으로 향하고(28000원-미터기),
자유새님은 중간에 내려 간월재에서 1박을 더 하기 위해 신불산으로 올랐다.
아듀 영남알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