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천황재 비박산행 1일
2012.10.12(금)
배내고개(10;50)_ 능동산(11:50)_ 쇠점골약수터,점심(12:00-12:40)_ 샘물상회(1:40-2:50)_
천황산(3:55)_ 천황재(4:50)
영남알프스 비박산행에 나섰다. 동행인은 자유새님과 하율님.
막상 떠나려 하니 최근 케이블 카를 개통했고, 간월재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리는 등
사람들이 떼거리로 몰릴 조짐이 있어 조금은 당혹스러웠으나 그대로 강행.
영남알프스 가는 길은 험하다.
서울에서 7시 ktx를 타고, 울산역 도착 후(9시 20분), 석남사 배내고개 행 버스(9시 40분 발)를 이용해
배내고개 도착은 10시 35분.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
능동산을 오르는 길에 이러한 데크 두 개를 지난다.
건너편은 배내봉. 배내고개에서 능동산까지 계속 오름질을 한다.
쇠점골약수터
배내고개 식당에서 준비해 온 주먹밥으로 점심.
약수터 근처에서 점심을 먹던 지역 주민 여인네들이 멀리서 왔다고 반갑게 맞이한다.
임도로 내려서서
오른쪽은 천황산, 왼쪽은 재약산 그리고 움푹 들어간 곳이 천황재
샘물상회 뒷마당의 정겨운 풍경
샘물상회.
지난번 영남알프스 산행 시 샘물상회 위쪽에서 케이블 카 공사하는 것을 보았다.
설마 저것을 완성시키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했지만 최근 완성하고 운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줄을 서서 올라야 할 천황산, 왁자지껄한 샘물상회_ 이것이 내가 그렸던 모습이다.
그런데 쇠점골약수터에서 만난 아낙네들이 케이블 카 고장났다는 소리에 얼마나 고소하던지.......
샘물상회는 그냥 옛날 모습 그대로 몇 사람만 앉아 있었는데
메뉴표의 가격은 꽤 오른 듯이 보였다. 수요가 가격을 창출하는구나!
산행객들이 오가는데 천황재 데크에 텐트를 치는 것도 못해먹을 짓,
샘물상회에서 적당하게 시간을 죽였다.
샘물상회에서 천황재 가는 길은 두 길이다. 임도로 가는 길 그리고 천황산을 거쳐 가는 길.
전자를 경험해 보지 못한 자유새님과 하율님은 그 길로 가고
나는 천황산을 오른다.
잡목이 우거진 길, 더러 단풍나무가 눈에 띈다.
오르는 길 전망대에서 본 왼쪽의 운문산과 오른쪽 가지산.
가지산 헬기장에 내년엔 텐트를 치고 싶다.
천황산 정상
맞은편 움푹 들어간 곳은 신불재, 신불재에서 언덕을 넘어 평탄한 신불평전을 지나 오른쪽 끝에 영축산이 있다.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신불재 왼쪽 신불산을 지나면 그 유명한 간월재가 있는데,
내일 그곳에서 산상음악회가 열린다.
빨간 지붕이 샘물상회
역광을 받은 억새를 그리며 왔다. 그러나 해가 구름 뒤에 숨어 강렬한 빛은 없었다.
정상 직전 되돌아 본 모습
천황산 정상에 올라서면 동서남북 거칠 것 없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앞에 보이는 재약산, 그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표충사가 있다.
하산길에 만나는 특이한 바위들
앞의 재약산과 그 앞 움푹 들어간 곳에 있는 천황재, 오늘 비박할 곳이다.
천황산 정상이 멀어지고 있다.
비박지, 천황재 데크 도착.
데크 옆에 털보상회가 있어 비박에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도 있다.
우리가 도착하고 나서 조금 있다 철수할 준비를 한다.
첫 영남알프스 비박산행 때 별로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 솔직히 말해 애정이 가지 않는 가게.
사자평원.
천황산을 이 지역 주민들은 옛날부터 사자봉이라 불렀다.
텐트를 설치하고 나니 때맞춰 노을이 지고 있었다.
역광에 은빛 비늘을 반짝이는 것이 억새의 제멋이라 하지만
이처럼 노을의 붉은 기운을 받아 황금 물결을 이루는 것도 장관을 이룬다.
당일산행하는 사람들은 보기 힘든 풍광.
우리 앞에 놓인 자연의 풍경은 그대로 이지만 보는 사람의 감성에 따라 그것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될 수 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뇨.
유치환, 그리움
하율님이 깜짝 놀라 소리를 친다.
달려가 보니 오소리로 추정되는 녀석이 데크 아래에서 억새밭 사이로 들락날락거리며 사람을 놀라게 한다.
혹시 텐트를 칠 공간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도 했다.
억새 축제에다 케이블 카가 문제였다.
그러나 케이블 카는 고장이 났고, 오늘은 금요일 밤, 다행히 열댓 명만 있었다.
그러나 늦은 밤이 되자 박배낭을 멘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생각보다 춥지 않다 생각하고 데크 위 식탁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텐트에 들어 가 온도계를 보니 영하 2도! 물론 나중엔 체온 때문에 영상 2도까지 올랐다.
늦게 온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침낭을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에어 메트리스 대신 발포 메트리스를 갖고 갔는데 등이 살짝 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