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터키

터키여행 10일(1), 안탈리아 근교 고대 도시 페르게

난다데비 2012. 10. 3. 09:00

 

 

 

2012.6.10(일)

 

 

 

 

 

터키에서의 새로운 하루가 다시 열렸다.

 

 

 

 

 

 

 

 

 

어제 이 집에 도착했을 때 첫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

숙소는 깨끗했지만, 나이 드신 분이 시건방진 태도로 손님을 맞았다.

그 사람이 주인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훨씬 젊은 사람이 주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고

그 젊은 주인은 반듯하게 손님을 대했다.

 

아침 식사를 하러 마당으로 나오니 주인이 맞이한다.

원래는 손님 본인이 직접 주방에 가서 음식을 날라다 먹어야 하나,

투숙객이 별로 없으니 본인이 하겠다고 한다. 음식들도 깔끔했던 편.

이처럼 실외에서 식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로서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식탁 주위에서 육지거북들이 산책을 한다.

이런 거북들과의 만남이 많지 않았던 나는 움찔거리고.......

터키를 여행하면서 육지거북을 너덧 번 만났다. 터키인들은 이것을 애완용으로 많이 키우고 있었다.

 

 

 

 

 

 

10시 10분, 호텔에서 택시로 출발

 

 

오른쪽이 호텔 주인.

한국에서 터키여행 계획을 짤 때는 이 근처 고대 도시 세 곳(페르게,아스펜도스,시데)을 모두 돌아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너무 빡빡한 일정 탓에 피로감을 느꼈고, 한 도시만을 선택해 보기로 했는데,

페르게를 찍어 준 사람이 바로 저 호텔 주인.

어제 예약한대로 정각 10시에 택시 대기. 택시비 45유로.

 

 

 

 

 

 

 

 

 

택시 기사 이름은 마흐멧.

내가 그 이름을 복창하자 나름 터키식으로 정확히 알려주려는지 발음을 계속 교정해 준다.

내가 느끼기엔 그 이름이 그 이름인데 귀찮을 정도로 교정한다.

 

 먹을거리를 준비하라며 페르게 직전 어느 가게에 차를 세웠다.

물론 페르게 앞에도 매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무척 비싸다면서.

 

 

 

 

 

 

 

10시 45분, 페르게 도착

 

 

터키여행을 하며 수많은 그리스 로마 유적들을 보았다.

그러나 그 시대 도시를 통채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기원전 지중해를 끼고 있는 터키 남부 지역에는 지중해를 건너온 여러 종족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이런 지역을 팜필리아(모든 종족의 땅)라고 불렀는데, 그 팜필리아 가운데 가장 큰 도시가 바로 이 페르게이며,

이미 기원전 12세기에 도시가 형성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4세기엔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이곳을 기점으로 동방원정을 하기도 했으며,

기원전 2세기부턴 로마의 지배를 받게 된다.

 

사도 바울의 제 1차 전도 여행 때 찾기도 했던 이 페르게는

7세기 경 셀주크 터키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고 지금은 그 폐허만 남았다.

팜필리아의 여러 유적 도시 중 그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그래서 호텔 주인이 추천했다.

 

 

 

 

 

 

 

 

 

2천년 전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그런 탓인가? 여기서 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이번 터키여행에서 참고한 가이드 북은 '프렌즈 터키'다.

그 책을 꺼내 어느 정도 이해하며 거리를 걸었어야 했는데,

내 눈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를 보고는 흥분한 나머지 가방 깊숙한 곳에다 잠을 재웠다.

매표소를 통과하기 전, 경기장과 원형극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결국 이해하며 도시를 돈 것이 아니라 느끼며 걸은 결과가 되었다.

위 사진은 로망 성문의 모습이다.

 

 

 

 

 

 

 

 

 

 

 

 

 

 

 

 

 

 

 

 

 

 

 

 

 

 

 

 

 

 

 

 

 

 

 

 

 

 

 

 

 

 

 

 

 

 

 

 

 

 

 

 

 

 

 

 

 

 

 

 

 

 

 

 

 

이날 어떤 방송국 촬영팀이 와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목욕탕 터

 

 

 

 

 

 

 

 

 

 

 

 

 

 

 

 

 

 

 

 

 

 

 

 

 

 

 

 

 

 

 

 

 

 

 

 

 

 

 

 

 

 

 

 

 

 

 

 

 

 

 

 

 

 

 

 

 

 

 

 

 

 

 

 

 

 

 

 

 

 

 

 

헬레네즘 시대에 세워진 망루,

마치 첨성대를 연상케 한다.

 

 

 

 

 

 

 

 

 

아고라 터.

중앙에는 상인들의 수호신인 헤르메스의 원형 신전이 있다.

아고라는 주로 시민 집회나 대중적인 예술 공연을 위해 지어졌으나, 상업용의 아고라도 더러 있었다.

이 도시에 세워진 아고라는 상업용인 듯하다.

 

 

 

 

 

 

 

 

 

 

 

 

 

 

 

 

 

 

 

 

 

 

 

 

 

 

 

 

 

 

 

 

 

 

 

 

 

 

 

 

 

 

 

 

 

 

 

 

 

 

 

 

 

 

 

 

 

 

 

 

 

 

 

 

원형기둥 거리. 저 끝에 분수대가 있고, 그 뒤 작은 언덕이 바로 아크로폴리스.

이 거리를 걸을 때, 한 노인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살짝 꺼내며 말을 건다.

고대 동전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나온 동전으로 불법거래를 원하는 듯했다. 외면하고 그냥 걸었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의 노인을 만났다. 다시 외면.

페르게 관광은 매표소에서 이 거리를 지나 분수대까지 간 다음, 다시 돌아나오게 된다.

돌아나올 때 두 노인이 다투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영역 싸움이었던 듯하다.

 

 

 

 

 

 

 

 

 

 

 

 

 

 

 

 

 

 

 

 

 

 

 

 

 

 

 

 

 

 

 

 

아크로폴리스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 수로를 따라 흐른다.

 

 

 

 

 

 

 

 

 

 

 

 

 

 

 

 

 

 

 

 

 

 

 

 

 

 

 

 

 

 

 

 

 

 

 

 

 

 

 

 

 

 

 

 

 

 

 

 

님파에움(분수대).

그 중앙에 강의 신 '케스트로스' 석상이 놓여 있다.

 

 

 

 

 

 

 

 

 

 

 

 

 

 

 

 

분수대 뒤의 문(아크로폴리스로 들어가는 문이기도 하다)에서 바라본 원형기둥 거리

 

 

 

 

 

 

 

 

 

 

 

 

 

 

 

 

 

 

 

 

 

 

 

 

 

 

 

 

 

 

 

 

 

 

 

 

 

 

 

 

 

 

 

 

 

 

 

 

 

 

 

 

 

 

 

 

 

 

 

 

 

 

 

 

 

 

 

 

 

 

 

 

 

 

 

 

 

 

 

 

 

 

 

 

 

 

 

 

 

 

 

 

 

 

 

 

 

 

 

 

 

 

 

 

 

'현재와 과거의 공존'이란 흔한 말이 있다.

여기는 과거만이 존재할 뿐이다.

굳이 현재를 따진다면 이렇듯 척박한 땅 위에 자라난 잡초와 잡꽃 뿐이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건설된 목욕탕.

로마인들의 목욕 문화는 유명하다.

 

 

 

 

 

 

 

 

교회 터

 

 

 

 

 

 

 

1시 30분, 안탈리아 시내로 돌아오다

 

 

페르게에서 돌아오는 길, 마흐멧은 시데와 아스펜도스까지 가자며 계속 나를 꼬드겼다.

그러나 내 마음은 요지부동, 다음 코스인 보트 투어를 하고 쉴 생각이다.

나의 확고함에 조금은 심술인 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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