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시

거짓말처럼 봄이 // 심호택

난다데비 2013. 4. 19. 09:00

 

 

 

대지는 초록빛
원피스의 마지막 단추를 푼다



잎새들 사이
버찌가 익어
까만 브로치들 반짝이고
꿀벌이 교실에 들어와 붕붕거리는
유월은 눈이 부시다가
아프다



거짓말처럼 봄이 갔어
산다는 건 다 거짓말이야
거기
누군가 있어 중얼거리지만



아니다
삶이란 별나게도 참다운 데가 있어
거짓말처럼 떠나간 봄이
어느 날
고스란히 돌아오리라

 

 

 

 

 

 

 

 

마이산에서, 2009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