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 비박산행 1일
2012.1.20(금)
광덕고개, 점심(11:40-12:20)_ 광덕가든(12:30)_ 등산로 입구(1:33)_ 상해봉 헬기장(3:02)_ 상해봉
(3:21)_ 비박지(3:55)
원래는 연인산으로 비박산행을 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확인한 적설량이나 일기예보를
보고 계획을 바꾸어 광덕산으로 향했다. 동행자는 자유새님.
동서울터미널에서 10시 정각 출발, 딱 1시간 40분만에 도착한 광덕고개.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선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다.
광덕산가든.
우리 계획은 회목현을 거쳐 상해봉으로 오른 후, 그곳 헬기장에서 비박하는 것.
우리가 갖고 있던 지도에 광덕산은 이곳에서 좌측 회목현은 오른쪽길이었다.
그러나 실제 회목현은 좌측으로 들어가 광덕산 입구를 그냥 지나쳐 직진하면 된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약 한 시간 정도 다른 길로 갔다가 되돌아 왔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도 겨울 낭만을 느낄 풍광들을 충분히 즐겼으니,
그 잘못 또한 아쉬워하지는 않는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가 걸어야 할 길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광덕산 바로 아래 계곡을 끼고 걸어야 하는데. 광덕산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발길을 돌리다.
광덕산가든으로 다시 돌아온 후, 좌측 골목으로 들어가 잠시 걸으면,
나타나는 광덕산 입구.
회목현은 오른쪽으로 그냥 걷는다.
현재 광덕산 천문대 공사를 위해 길을 닦고 있다.
뒤돌아본 풍경.
한북정맥의 백운산이 맨 앞의 봉우리다.
회목현에서 산행객과 함께 개 한 마리가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방향을 바꾸어 우리들과 함께 오른다.
처음에는 뒤에서 따라오더니 조금 지나자 앞에서 이끈다.
종종 뒤돌아 보며 마치 우리를 감시하는 듯했다.
유기견인가? 그렇다면 오늘 밤 이 녀석이 함께 자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하지?
별 걱정을 다하며 걸었는데, 어느 순간 암캐 한 마리가 나타나자 둘이 사라진다.
비박하는 내내 이 개의 사연이 궁금했는데, 다음날 그것을 알게 된다.
이상하리만치 금년 겨울은 따스한 날씨가 계속 된다.
이날도 포근한 날씨였다.
길이 질퍽거려 등산화가 무거워졌다.
상해봉 헬기장, 우리가 비박할 곳이다.
비박지에서 바라본 풍경.
너무 멋진 모습에 감탄을 쏟아내다.
비박배낭을 내려놓고, 왼쪽에 있는 상해봉으로 향했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거친 곳.
암봉이 남과 북 두 방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곳은 북쪽을 바라보는 정상.
시원한 조망이 매력적이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암초 하나가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라 하여 상해봉.
겨울이 되니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자 한북정맥이 한눈에 들어온다.
맨 뒤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북한의 오성산.
희미한 안개 속에 우리가 갖고 있던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북쪽의 산 산 산들이 줄지어 있었다.
모든 流血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
장.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휴식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번은 불고야 말 독사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번 겪으라는가 아무런 죄도 없이 피어난
꽃은 시방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
인가.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
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휴전선, 박봉우
광덕산.
길 끝에 기상청 관측소 기구가 보인다.
왼쪽 끝 지점 너른 곳이 오늘의 비박지.
광덕산 정상과 능선으로 연결된다.
왼쪽은 각흘산 능선 그리고 오른쪽은 명성산.
한북정맥의 국망봉이 구름모자를 쓰고 있다.
백설을 뒤집어 쓰고 산과 산들이 그 골격을 드러낸 채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날씨가 좀더 뒷받침하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러나 다음날 날씨를 생각하면 이 정도에도 감사해야 했다.
상해봉
비박지로 돌아오다.
우리가 머물렀던 곳,
육이오 당시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유해가 지금도 나오는 모양이다.
근세사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우리나라.
그런데 안보를 그렇게 강조하면서도 그 뒤처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다가,
군대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체계적인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하나의 아리러니다.
속세에서도 밤문화가 있듯이
비박에서도 밤문화가 있다.
산행에 못지 않는 즐거움이 있는 비박의 밤문화.
안개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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