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비박산행 2일
2011.5.29(일)
묘봉치 출발(9:20)_ 작은고리봉(10:45)_ 헬기장,휴식(11:20-12:20)_ 성삼재(12:30)_ 구례공영버스터미널
(1:20)_ 구례구역(1:54)_ 구례구역 출발(4:28)
바람이 엄청나다. 나무들이 아우성을 친다. 성삼재를 일찍 출발해 만복대로 오르는 몇몇 산행객들의 말소
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오늘의 종점인 성삼재까지는 겨우 3km, 게다가 12시 40분에 버스가 있다. 시
간의 여유가 있다. 그러나 배가 고프다. 주섬주섬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바람이 몹시 불고 있던 탓에 이런 하늘을 상상하지 못했다.
텐트 문을 열어 젖히니 가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 하늘이 나를 맞는다.
강한 바람을 피해 숲 한켠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철수를 준비하다.
묘봉치를 떠나며.
과거 심원마을과 산동마을을 잇던 옛길이 좌우에 희미하게 나 있다.
반야봉
저 멀리 보이는 천왕봉
만복대
작은고리봉 오르는 길, 이제 노고단과 성삼재가 눈에 들어온다.
반야봉과 인사해야 할 순간.
지리산에서 가장 여성적인 봉우리다.
작은고리봉 오르는 길에 있는 쉼터.
이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한무리의 20대 산악회가 몰려온다.
예전보다 등산 동호인들의 나이가 점점 젊어지고 있는 듯하다.
만복대도 안녕.
천왕봉도 안녕.
작은고리봉도 다른 봉우리 못지 않게 조망이 좋다.
아쉬운 마음으로 지리산을 눈에 담고, 가슴에 품는다.
성삼재가 바로 코 앞인 헬기장.
버스 시각이 많이 남았다. 친구와 둘이 앉아 어제 남은 술 몇 잔으로 낮술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
새벽에 보았던 산악회 리본과 같은 것을 단 사람들 몇이 거리를 두고 바쁘게 지나간다.
선두와 서너 시간 차이다. 태극종주 중이란다.
뭐 그 목표야 가상하지만 과연 지리산을 마음으로 즐기며 걷고 있는지는.......
성삼재휴게소. 지리산 주능선 산행의 출발점 또는 종착점이다.
밤에만 와 봐서인지 낮에 보는 성삼재가 새롭다.
다시 한 번 아련히 천왕봉을 바라보다.
노고단
성삼재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구례구역을 지날 줄 알았다.
그러나 종점은 이곳. 잠시 기다렸다 역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다.
역 앞에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과 자래봉.
갈미봉
돌연변이 송어
섬진강과 지리산이 보이는 식당에서 참게매운탕을.
친구가 이 동네 출신에게 전화로 물어 추천 받은 것이지만, 맛이 기대에 못 미쳤다.
참게가 마치 냉동식품처럼 신선한 맛이 떨어졌다.
차라리 여름 막바지까지 제철이라는 은어회를 먹을 걸.
어랍쇼, 열차에 몸을 실으니 생각과 달리 편하다.
ktx는 선반이 좁아 배낭도 못 올려놓는데, 비박배낭이 쉽게 올라간다.
자리도 생각보다 편하다.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곯아 떨어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