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비박산행 1일
2011.5.7(토)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출발(00:30)_ 통영 버스터미널(4:30)_ (버스로 통영항 여객터미널, 아침식사)
_ 여객터미널 출항(6:50)_ 욕지도 도착(8:20)_ (반찬거리 준비)_ 욕지항 출발(8;55)- 야포(10:03)_ 일
출봉(10:32)_ 망대봉(11:02)_ 논곡(11:28)_ 점심(12:00-1:00)_ 혼곡(1:50)_ 대기봉(3:27)_ 천황봉 앞
비박지 도착(3:33)
욕지도에 조카와 함께 다녀왔다. 이미 두어 달 전부터 조카와 비박산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으나, 주
말마다 서로 시간이 어긋나 수차례 연기를 해야 했다.
욕지도는 작년 이맘때 다녀온 곳이다. 당시 욕지도에서 간단한 트레일을 하고,정작 비박은 연화도에서
했는데, 이번엔 욕지도에서 산행과 비박을 함께 하기로 했다.
새벽 4시 30분, 통영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작년엔 택시를 금세 잡았으나 오늘은 택시가 전혀 눈에
띄질 않는다. 20여 분 후 도착한 시내버스를 타고 통영항 여객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서호시장으로 갔
다.
터미널 옆 서호시장에서 통영 명물 가운데 하나인 시락국울 먹다.
장어를 고은 육수와 시래기로 만든 국이다.
작년에 갔었던 원조시락국집으로 가려고 했으나, 시장 상인들이 이 집을 권한다.
작년에 먹었던 시락국의 맛이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으니,
이 집과 그 집의 차이를 모르겠다.
어쨌든 시락국은 맛있다.
말이는 4천원, 따로는 4천5백원.
통영항.
시장내에서 점심으로 먹을 충무할매김밥 3인분을 준비하다.
조카와 날짜를 맞추고도 떠나기 2,3일 전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번에는 날씨가 문제였다.
일주일 전만해도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며칠 전부터 바뀌었다. 비 올 확률이 0-10%로.
그러나 실제 통영에 도착하니 보슬비가 내려 걱정했다.
그러나 다행히 항구를 떠날 때는 비가 그쳤으나, 계속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연화도. 이곳을 들려서 간다.
욕지도보다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실제는 욕지도보다 더 아름다운 산행코스가 있다.
코스가 짧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욕지도.
가운데 뒤로 천황봉 정상이 보여야 하는데 안개로 몸을 숨겼다.
욕지도 선창가에서 전복과 해삼을 준비하다.
항구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여러 갈래다.
짧게는 한 시간 이내에 오를 수 있는 코스도 있다.
우리는 가장 긴 코스를 택했다. 야포 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어 섬을 일주하는 버스가 돈다.
그 버스를 타고 야포까지 갈 수도 있으나,
우리는 해안가를 따라 약 한 시간 걸어 그곳으로 갔다.
야포의 들머리. 이곳부터 일출봉 정상까지 약 30분간 다소 가파른 길을 오른다.
비는 멈추었으나 안개는 더욱 짙게 깔리기 시작했고
땅과 나뭇잎들은 습기를 머금어 싱그러웠다.
논곡 마을까지 내려온 후, 다음부터는 포장도로다.
30분 정도 걸었을까? 숲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었다.
숲에서 나와 길을 다시 나서는데,
왼쪽으로 길이 에스 라인으로 나 있고, 오른쪽에 지름길의 샛길이 보인다.
지름길로 내려가려던 순간, 머리를 돌려 보니 왼쪽 언덕 지점에 산악회 리본들이 보인다.
아차하면 길을 잘못 들어설 뻔 했던 순간이다.
혼곡에서.
비박산행을 처음하는 조카녀석이 비박배낭의 무게를 힘들어 한다.
서두를 것도 없다.
걷다 쉬고, 걷다 주저앉는다.
안개가 계속 조망을 방해했는데,
이 순간 열렸다.
거대한 안개의 바다가 흘러가고 또 다가오는데
중간중간은 구멍이 났다.
그 구멍 사이로 산 아래 동네가 언뜻언뜻 보였다.
천황봉 방향은 따로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태고암 방향이다.
오늘의 비박지가 보인다. 천황봉 바로 밑이다.
천황봉으로 오르는 계단.
실제 정상은 군 시설이 있어 근처 바로 옆까지만 간다.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안개가 짙었다.
지친 조카는 털썩 주전앉고 나홀로 잠시 다녀오다.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비박하는 사람들에게 잘 얻어 먹었는지 살이 포동포동하다.
우리들이 잠들기 전까지 주위를 맴돌았다.
오늘 처음 사용해 본 블랙다이아몬드의 하이라이트 텐트.
가볍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인테그랄디자인의 mk1 텐트보다 만족도가 덜하다.
안개가 점점 더 낮게 그리고 짙게 깔리다.
비박지 옆 나무 탁자에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이 들다.
오늘 걸은 코스. 클릭하면 확대 지도.
망대봉으로 표시된 곳은 일출봉이고, 실제 망대봉은 진행 방향으로 30여 분 더 가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