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산 비박산행 1일
2011.4.8(금)
동서울터미널(1:10)_ 사기막(2:32)_ 베어스타운 경비실(2:55)_ 타워콘도(3:07)_ 갈림길(4:12)_
안부(4:25)_ 주금산 정상(5:13)_ 비박지(5:50)
주금산으로 향하다. 보통 주금산은 가평의 수동면 몽골문화촌에서 비금계곡을 끼고 오른다. 그
러나 그럴 경우, 비박지에서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비박지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산행의 재미
가 감소한다. 그래서 포천시 내촌면 소학리 사기막에서 오르기로 했다. 오늘도 나홀로 비박산
행이다. 이제 나홀로 비박산행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출발하기 전, 인터넷을 뒤져 사기막에서 오르는 코스들을 알아보았지만, 헷갈리는 점이 한둘 아
니다. 몇 개의 정보를 모두 적어 출발했다. 사기막 마을로 들어서다 주민을 만났다. 산행로가 희
미하고, 잘못 들어서면 정상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으로 오른단다. 그분 자신이 오늘 베어스타운
길로 산행하고 왔다면서 그 길을 추천한다. 집에서 출발할 때 선택한 코스로 걷는 고집이 내 특
성이지만, 오늘은 그분의 말씀을 따르기로 했다. 결국 출발지가 베어스타운이 되었다.
[가는 길]
동서울터미널 정문에서 왼쪽길을 건너면 포천 방면으로 가는 버스들이 있다.그곳에서 11번 버스
를 타고 베어스타운 정문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변경된 코스를 처음부터 생각했더라면 베어스
타운 정문에서 내려야 했다. 버스는 20여 분마다 있고 1시간 20여 분 정도 걸린다.
사기막마을 입구, 다리를 건너 직진한다.
잠시 오르다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오른쪽에 있는 골프연습장을 지나 베어스타운 경비실쪽으로 가다.
경비실 옆에 있는 분수대.
뒤에 주금산 줄기가 보인다.
올려다 본 주금산.
경비실에서 물으니 타워콘도 뒤에 입구가 있다고 한다.
타워콘도 이정표를 따라 올라갔다.
그러나 그것은 차도 안내 표시였기 때문에 상당히 돌아간다.내 경우가 그랬다.
맨 오른쪽 스키 슬로프를 왼쪽으로 끼고 그냥 오르면 더 빨리 들머리에 도착할 수 있다.
스키 비수기인데도 고교생들이 많다. 서바이벌 게임을 하러 왔다고 한다.
상쾌한 숲지대가 나온다.
산행로가 전반적으로 또렷하고 이정표 표지도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전혀 없다.
입구에 샘터 표지가 있다.
계곡을 오른쪽으로 끼고 오르게 되는데,
계곡물이 바로 옆에 있는 산행로 이 지점에 샘터가 있다.
그러나 수량이 적어 과연 갈수기에도 물이 있을까 의심스럽다.
바위 틈으로 물이 조금씩 나온다.
갈림길.
왼쪽이 정상까지 다소 멀고, 초입이 가파르다.
왼쪽길을 택하다.
안부에 오르기 직전, 상당히 가파르다.
안부.
왼쪽으로 가면 개주산을 거쳐 서파사거리로 간다.
정상으로 가는 길, 철쭉나무들이 빼곡하다.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걸으면 나오는 비금산 정상.
정상이 상당히 어지럽다.
포천시와 가평시가 따로 정상석을 만들어 놓았다.
전망이 트이지 않아 볼거리는 없다.
산세가 비단같다 하여 주금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하는데, 뭐 그런 느낌은 없다.
일명 비단산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정상석 뒤에 나 있는 길.
아까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이다.
사실 오늘 산행을 하며 크게 걱정한 것이 있다.
지난번 양평 청계산 산행 시, 조그만 경사에도 숨이 무척 가쁘고 심장이 엄청나게 뛰었다.
겁이 덜컥 났다.
폐에 관해 세밀한 검사을 했는데, 페기종이 있기는 하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심장이 문제란 말인가?
곧 그 부분도 세밀 조사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오늘 별 무리 없이 산행을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정상 바로 옆 헬기장.
내일 철마산 직전까지 걷게 되는데, 산행로 곳곳에 헬기장이 만들어져 있다.
가평 베네스트골프장이 보인다.
저곳을 넘으면 비박지.
오른쪽이 그 유명한 독바위.
산행로에서 벗어나 홀로 우뚝 솟아 있다.
뒤에 보이는 산줄기들이 철마산과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독바위.
오른쪽은 포천시 내촌면 일대.
두 바위 사이를 지나면 나타나는 풍경.
저 헬기장이 오늘 집을 지을 곳이다. 멋진 곳이다.
그리고 그 뒤의 산줄기들은 내일 걸을 길이다.
산행객들에게 안식을 줄 팔각정.
그러나 그보다 눈에 더 띄는 것은 그 옆에 널부러진 쓰레기들이다.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 가운데 유일하게 쓰레기를 생산하는 이가 바로 인간이다.
쓰레기는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인간만이 자연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지구에 쏟아내고 있다.
그래도 그들은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부르고 있다.
왼쪽이 독바위.
집을 지을 준비를 하다.
사방이 트이고 모두 경관이 뛰어나 어느 곳에 집을 지어도 특급 호텔이다.
일단 이곳에 집을 세웠다.
문은 동쪽을 향했지만 뒤는 서쪽이다.
지는 해와 어울리는 멋진 집을 원했다.
마음이 바뀌었다. 이사를 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텐트 바닥에 배를 깔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싶었다.
동쪽의 산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하다.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다.
오늘같은 날씨에선 이 정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떨어지면 그저 그럴 것이다.
실제 결과도 그랬다.
반대편에 있는 텐트로 돌아왔다.
이제 밤문화가 시작된다.
초승달도 보이고, 산 아래 도시의 불빛도 보인다.
물론 하늘의 별도 쏟아지고,
나는 호떡 세 덩이와 준비한 고기를 안주 삼아 술 몇 잔을 들이킨다.
나는 자연의 일부다.
언젠가 돌아갈 그 세상과 교감을 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눈에 보이는 별들이 우주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이
별들을 온통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그 어둠을 뜯어보지 못했다는 것은
별은 어둠의 문을 여는 손잡이
별은 어둠의 망토에 달린 단추
별은 어둠의 거미줄에 맺힌 밤이슬
별은 어둠의 상자에 새겨진 문양
별은 어둠의 웅덩이에 떠 있는 이파리
별은 어둠의 노래를 들려주는 입술
별들이 반짝이는 동안에도
눈꺼풀이 깜박이는 동안에도
어둠의 지느러미는 우리 곁을 스쳐 가지만
우리는 어둠을 보지도 듣지도 만지지도 못하지
뜨거운 어둠은 빠르게
차가운 어둠은 느리게 흘러간다지만
우리는 어둠의 온도와 속도도 느낄 수 없지
알 수 없기에 두렵고 달콤한 어둠,
아, 얼마나 다행인가
어둠이 아직 어둠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은
_나희덕, 어둠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