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정계곡을 걸어 구목령까지
2020.10.16(토)
도보여행 카페 회원들과 함께 단풍놀이를 다녀왔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을 끼고 임도로
구목령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코스. 원래 이 코스는 현재 자연휴식년제에 의해 2012년까지 출입을 금
지하고 있으나, 모임을 주선하신 분이 관계 기관의 허락을 받고 안내했다.
지금은 폐교가 된 무이초등학교 흥정분교를 출발해 완만한 임도를 따라 오른다. 처음 이 모임을 소개
받을 때, 설악산 단풍보다 더 멋진 단풍이 있다고 했는데, 실제 가 보니 실망! 이상하게 가뭄이 든 것
처럼 단풍이 말라 비틀어져 있고, 제 색깔을 내는 나무는 몇 그루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느낌상 제
대로 단풍이 물 들면 아름다운 화원을 이룰 것이란 상상은 가능했다. 걷기가 모두 끝나고 난 다음 가
까이에 있는 메밀꽃 마을에 들러 막국수와 메밀 전병으로 저녁을 먹다.
입구에 미술가마을이 있고 집 몇 채가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
살모사 한 마리가 황급히 도망을 간다. 아마 그의 눈에 우리 인간은 공룡같을 것이
다.
작년 단풍놀이 시즌에 나는 네팔에 있었다. 금년에도 원래는 네팔에 가려 했다. 그러나 여러 사정상 포기를 했
고 그 대신 우리 산하의 울긋불긋함을 만끽하고 싶다.
구목령 표지판이다. 여기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 내려갔다. 설렁설렁 올라온 것
같은데 내려가서 이곳을 쳐다보니 까마득하다. 임도를 걸은 것은 실로 오랫만이
다. 아쉽게도 이번 길은 변화가 너무 없어 지루한 느낌을 받았다. 만일 혼자 걸었
다면 구목령이라는 목표를 두지 않고, 느긋하게 설렁설렁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
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보내고 싶은 곳이다. 실제 이날 하산하는 길에 비박 장비
를 메고 오르는 젊은 친구를 만났다. 계곡이 맑아 여름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