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행/안나푸르나

[lx3] 안나푸르나 트레킹 7일, 드디어 MBC!(2/2)

난다데비 2009. 12. 1. 10:26

 

 

 

데우랄리에서 mbc로 가는 길. 지금까지의 길과는 사뭇 다르다. 주변 환경도 다르고 걷는 내 조건도 다르다. 나무는 없고 풀만이 자라고 있었고, 좌우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만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걸어가는 내 발걸음도 '천천히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걸을라치면 숨이 가빠 걸을 수가 없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레킹 막바지를 향해 걷는다.

 

 

왜 산을 좋아하는가? 어떤 이는 산에서 인생의 어떤 교훈을 얻는다느니, 등산은 인생의 축소판이니 하는 거창한 말을 한다. 그러나 내게 있어 산은 교사가 아니라 '단순한 친구'다. 어디가서 쉴까? 어디가서 밥을 먹을까? 저 봉우리가 참 아름답구나! 이러한 것만이 내가 산에 들어왔을 때 생각하는 수준이다. 단순함......나는 그래서 산이 좋다.

 

 

 mbc로 오르는 길,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던 빗방울이 진눈깨비로 변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mbc에 도착했다. 여기는 3700.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왔다. 진눈깨비가 더욱 강하게 허공을 가르고 있었고, 롯지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롯지에 머무는 트레커의 숫자도 적다. 날씨가 좋으면 안나푸르나 제 1봉이 보인다는데, 회색 면류관을 쓴 하늘이 방해를 한다. 난로가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의 분위기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왁자지껄하지 않고 차분하다. 롯지에 머무르는 트레커들이 모두 식당 안에 앉아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흉부압박감이 대단하다. 푼힐에서의 경험이 있었던 터라 그나마 겁이 덜 났다. 밖에는 계속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이 순간부터 마스크를 했다.

 

 

 

 

 

 

 

 

 

 

 

 

 

 

 

 

 

 

 

 

 

 

 

 

 

 

 

 

 

 

 

 

 

 

 

 

 

 

 

 

 

 

 

 

 

 

 

 

 

 

 

 

 

 

 

 

 

 

 

 

 

 

 

 

 

 

 

 

 

 

 

 

 

 

 

 

 

 

 

 

 

 

 

 

 

 

 

 

 

 

 

 

 

 

 

 

 

 

 

 

 

 

 

 

 

 

 

 

 mbc(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 우리가 목표로 하는 지점은 이 위에 있는 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마차푸차레는  네팔인들이 신성시하는 산으로 입산이 금지된 유일한 산이다. 따라서 베이스캠프도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그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mbc라는 명칭이 붙었다. 우리가 도착한 이날 저녁, 날씨가 안 좋아서 마차푸차레는 볼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와 같이 난방이 되지 않는다. 전력 사정도 나빠 흐릿한 등이 하나 달랑 켜져 있어, 처음으로 양초를 사용해 방을 환하게 밝혔다.

 

 

 

 

 

 

 

 

 

 식당 안 모습. 포터나 가이드들은 트레킹을 떠나기 전, 선금으로 어느 정도 돈을 손에 쥔다. 그 돈으로그들은 이렇게 식당에서 포커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는 사람, 드로잉을 하고 있는 사람, 이불을 뒤집어 쓰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사람, 대화를 즐기는 사람......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테이블 맨 끝에 있는 커플은 중국 중경에서 온 고등학교 지리교사인데 나중에 몇 변 더 만난다.

 

 

 

 

 

 

 

 

 

 진눈깨비를 맞아 젖은 옷을 말리려고 걸어 놓았지만 다음날까지 마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적막감과 기대감, 그리고 긴장감이 흘렀던 mbc롯지.

 

 

 

 

 

 

 

 

 

 시간이 지나면서 눈발이 점점 더 굵어졌다.

 

 

 

 

 

 

 

 

 

 

 

 

 

 

 

 

 

 

 

 

 

 

 

 

 

 

 

 저녁을 먹기 전, 한국으로 전화하려 했지만, 롯지 주인이 한국으로 전화하는 방법을 잘 몰라 헷갈려 했다. 하는 수 없어 우리 롯지 위의 롯지에 가서 국제전화로 아내에게 내일 목표지점에 간다고 알렸다. 시내에서 한국으로의 전화는 보통 1분당 20루피인데, 여기서는 300루피를 받았다. 2분 통화에 600루피, 네팔에서는 적은 돈이 아니다.

 

 

 

 

 

 

 

 

 

 안남미.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밥. 그러나 며칠 먹다보니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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