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5pro] 월미도
7월 6일, 초등학교 여자 동기네 집에 혼사가 있어서 인천으로 갔다.군 생활을 인천에서 했지만, 사실 제대 후 가 본 경우가 거의 없다.네비게이션을 켜고, 외곽 순환도로와 제 2경인고속도로를 따라 남구 용현동까지 가 보니 채 50분이 안 걸렸다.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성당에서 치뤄진 예식이 끝난 후 초등학교 동기들과 월미도로 나갔다.월미도는 내 생애 처음이다.이거야 원. 생각보다 작고 개성이 없다.바닷바람이 시원하다.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침, 내 자리는 바다와 정통으로 맞은 편이었기에 이야기 내내 바다의 소리와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 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아 어떻게 설명할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이 작은 가슴의 불길
물 위에 앉아
조용히 식히고 싶어
바다로 온 거야
미역처럼 싱싱한 슬픔
파도에 씻으며 살고 싶어
바다로 온 거야
이해인, 바다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