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4(토)
연휴 첫날이다.
후배와 함께 서리산 비박산행에 나선다.
몇 번 다녀온 곳이기에 마음 편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함께 타고 간 차량을 주차장에 세우고 서서히 출발한다.
몹시 더운 날씨다.
지난 비박산행에서는 오른쪽으로 올라 왼쪽으로 내려왔는데 오늘은 거꾸로 돈다.
왼쪽에서도 가장 길게 도는 능선을 따라 오르기로 한다.
처음부터 나타나는 잣나무숲이 상쾌하다.
하산하는 산객에게 물으니 산정에 철쭉이 전혀 피지 않았다고 해서
오르는 길에 처음 본 이 철쭉이 마지막이 되는 줄 착각한다.
주금산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희미하다.
시야가 좋지 않았던 날의 산행이다.
공기 역시 좋지 않다. 그래도 산행은 즐겁다.
내가 만났던 산객은 자신의 기대치에 못미치자 산정에 핀 철쭉이 전혀 없다고 과장했다.
10퍼센트 정도의 철쭉이 피었고, 한두 주면 만개할 듯 싶다.
만개한 철쭉을 못 보았다고 섭섭하진 않다.
이 모습은 이 모습대로 아름답고 마음에 남는다.
철쭉이 만개했을 땐 이곳의 철쭉이 한반도 지형을 그린다.
철쭉동산 데크에서 바라본 모습.
이 데크에서 아주 젊은 친구 둘을 만났다.
매트리스를 제대로 준비해 오지 않아 이곳에서 머물라고 했는데,
종국에는 땅바닥에서 잤다.
아직까진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있을 텐데......
서리산 정상에서 축령산 가는 길은 참 아름답다.
개인적인 추억도 남겨진 곳이라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 곳에 전에 없던 나무계단이 있다.
비박지가 산행로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자리를 잡고 나서도 한 시간 정도 잡담으로 시간을 보낸다.
오랜만에 하는 비박산행이다.
요즈음 이런 저런 핑계로 간단한 미니멀 캠핑만 했기에 오늘 산행이 버거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힘든 줄 전혀 모르고 올라왔다.
피곤보다는 상쾌함이 더 크다.
지난번 백패킹 때 음식에 체해 엄청난 고생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조심스럽게 음식을 들었다.
다 먹고 나서 주변을 걷기도 하면서 컨디션을 조절한다.
밤 깊어가니 고라니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그대는 떠들어도 나는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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