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9-20(토일요일)
철원의 복계산 비박산행에 나선다.
지난번엔 매월대가 기점이었으나 이번엔 수피령이다.
대성산지구 전적비 옆으로 오른다.
내일 이 지점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지난 산행 당시 등산화 밑창이 떨어져 나갔다.
급히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한바그의 알라스카.
길을 들이지 않고 그냥 신고 나왔다.
예전에도 그러했기에 안심하고 산행을 한다.
한바그는 발볼이 넓고 발등이 높은 나에게 제격이다.
산행 도중 진눈개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몸에 떨어지는 것들은 금세 물방울로 변하고.......
눈송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안개가 자욱하다.
그럴수록 기대가 된다. 내일 아침이.
어쩌면 상고대를 볼 수 있으리라.
정상비 앞에 얌전히 앉았다.
안경에 김이 자꾸만 서려 맨눈으로 올라왔는데 불편함이 없다.
정상석 있는 곳에 다녀와 텐트를 세운다.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비박산행을 온 다른 팀은 정상비 근처에서 밤을 보낸단다.
날씨가 흐려 오늘 일몰은 보기 틀렸다.
일찍 저녁을 먹기로 한다.
사실 오늘 비박산행을 오면서 일행과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었다.
워낙 나쁜 공기 상태.
각흘산 잣나무숲에서 하룻밤 보낼 생각도 했다.
다행인 것은 150, 120까지 올라갔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62와 34까지 떨어졌다.
지긋지긋한 미세먼지 탓에 비박산행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요즈음이다.
아내와 딸이 적극적으로 말렸지만 고집을 부리고 나왔다.
술이 익고 밤이 익는다.
펼쳐진 안주에 술이 녹아든다.
겨울밤 비박산행은 그렇게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카푸치노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어제보다 훨씬 추워진 날씨다.
.
텐트 문을 여니 상고대가 인사를 한다.
어젯밤 일찍 눈을 붙였다 새벽 3시쯤 눈을 떴고 다시 곯아 떨어졌다.
일출을 보자는 후배의 재촉을 물리쳤더니 세상은 이미 밝아 있었다.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한다.
상고대 세상이 나를 맞는다.
비박산행이 아니고는 맛 볼 수 없는 세상이다.
맞은편의 대성산, 우리나라 최북단의 산이다.
따라서 복계산도 만만치 않은 북단의 산이다.
대성산에 얼음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단체객들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우리도 내려갈 시점이다.
복계산을 떠나기 전 정상비 앞에 서서 조망한다.
남으로 뻗은 산줄기가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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