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4.27(토)
9시 15분 세비야 대학
스페인 광장을 빠져 나온 우리는 근처의 세비야 대학으로 갔다.
만일 점심 시간에 갔다면 식당에서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다.
뭐 우리가 이 나이에 무슨 학구열이 있어 이곳에 간단 말인가?
1492년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고, 그 결과물을 가장 크게 받아먹은 도시가 바로 이 세비야다.
콜럼버스는 당시 인디오들이 피던 담배를 유럽으로 들여오기도 했는데,
그 공장들이 세비야 곳곳에 세워졌다.
수요가 점점 늘어나자
1782년 샤를르 3세는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담배 공장을 하나로 묶어
Fabrica de Tabacos 왕립담배공장을 설립한다.
설립 당시 이 공장은 스페인에서 마드리드 근교의 El Escorial 수도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건축물이었으며,
한때 일하던 여성이 1만 명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담배는 유럽 전체 소비량의 3/4을 책임지기도 했는데,
지금의 이 세비야 대학 건물이 바로 그 담배 공장이 있던 곳이다.
이 공장에서 일하던 집시 출신의 여인이 있었다.
매력적인 외모에 자유분방한 행동을 하던 그녀는 어느날 하사관 한 사람을 우연히 만났고 그를 유혹한다.
바로 그 장소가 이 담배공장 정문 앞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던 그 군인은 처음엔 이 여인을 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관능적인 이 여인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이 여인이 계속 유혹하자 결국 넘어가게 된다.
사랑하던 여인을 버리고 이 여인에게 다가가자
정작 이 여인은 투우사와의 사랑에 빠지면서 이 군인을 외면한다.
결국 군인은 여인을 칼로 찌르게 되고.......
바로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줄거리다.
이 오페라가 처음 공연되었을 당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파격적인 줄거리가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비제가 죽고 난 다음,
이 치명적인 사랑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팜므파탈, 자유 연애, 짚시 여인, 세비야, 투우사, 하바네라.......
카르멘이 갖고 있는 키워드들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에서 소개 받았던 식당들을 검색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갔다.
Freiduria Puerta de la Carne
스마트 폰이 가리키는 곳으로 따라와 앉다 보니 이곳이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기분이 들어 웨이터에게 물어 보니 바로 건너편 집이다.
9시 50분 식당 앞
바로 이 집이다.
명란튀김를 비롯해 각종 생선튀김을 파는 집.
식당에 앉아 먹는 사람도 있지만, 퇴근하며 사 가는 현지인들이 더 많았다.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 산 다음, 밖 테이블에 앉아 먹었다.
몇 개의 튀김이 있는데, 자신이 원하는 것과 그 갯수를 말하면 된다.
가격은 무게에 따라 결정된다.
스페인 음식이 대부분 짠데 비해 이 집 튀김은 짠맛이 덜해 먹기 편했다.
미슐랭 추천 맛집이다.
튀김을 먹고 있는데 친구가 비명을 지른다.
톨레도의 파라도르 전망대에서 만났던 미국인 교수 부부가 지나가고 있었다.
다가가 옆구리 찌르니 그들도 너무 놀라 비명을 지른다.
_ 오우 캔디 맨!
차량을 렌트해 안달루시아 지방을 돌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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