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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터키

터키여행 8일(3), 카파도키아 셀리메 수도원과 괴뢰메 축제

 

 

 

2012.6.8(금)

 

 

 

3시 30분, 셀리메 수도원 도착

 

 

으흘라라에서 점심을 마치고 10여 분 조금 더 가면 나타나는 거대한 바위산,

셀리메 수도원이다.

8세기에서 10세기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카파도키아 내의 가장 큰 건축물 가운데 하나이자 신학교 역할을 하던 곳.

 

 

 

 

 

 

 

 

 

취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앞에 펼쳐지는 전경이 장관이다.

이곳은 예전 실크 로드의 중간 기착점이었고,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 중 하나.

셀리메 수도원 바위산 앞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마을이 아직도 건재하다.

 

 

 

 

 

 

 

 

 

곳곳의 동굴집들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거대한 바위산에 셀리메 수도원이 있고,

그 주변에 연결된 조그만 바위산에도 동굴집들이 있다.

그것들은 때로 거대한 죽순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죠스의 아가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고 사암이 많아 모두들 걸을 때는 조심조심,

그러나 너무나 멋진 조망에 사람들은 넋을 잃고 기념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끈질긴 기독교도인들의 흔적

 

 

 

 

 

 

 

 

여기서도 이 커플은 화보 찍기에 바빴다.

그곳이 동굴교회든 지하도시든 수도원이든 온갖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아하 저 친구, 속.알.머.리가 없구나! 그땐 몰랐어.

 

 

 

 

 

 

 

 

 

비둘기집도 곳곳에 있고

 

 

 

 

 

 

 

 

 

뛰어난 전망구멍도 있다.

때로는 이 구멍이 자신들을 잡으러 오는 세력들의 감시 창구도 되었겠지.

 

 

 

 

 

 

 

 

 

 

 

 

 

 

 

 

 

 

 

 

 

 

 

 

 

인연을 쌓았던 바로 그 스페인 커플.

로즈밸리 투어에서 처음 만났고, 데린쿠유 지하도시에서 첫 대화를 했고, 으흘라라에서 한국 이야기를 나눴고,

이곳에선 좀더 사적인 이야기들을 했는데.......

 

남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고 여자는 ISO 기관에서 일을 한다.

두 사람 모두 여행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남자는 다양한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여자는 사진에 흥미가 있다.

사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이 둘이 부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둘이 모두 각기 다른 가정을 갖고 있는 유부남 유부녀!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남자와 마주보며 허허 웃었고 다음부턴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셧업!

 

_ 남한이야 북한이야?

이 친구에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무척 당황했다.

_ (북한 아이들은 이런 여행을 할 수 없어)

이 말을 하려다 입을 꾹 다물었다. 설명하려 들면 어쩐지 내 얼굴에 내 침 뱉는 격이 되니까.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던 친구인데 남북한을 구별 못한다.

그는 두 나라를 단지 코리아의 남쪽 지방과 북쪽 지방으로만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마 이것이 외국인 대부분의 시각인지도 모른다.

남한의 뉴스가 나와도 코리아, 북한의 뉴스가 나와도 코리아,

아마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서로 성격이 다른 두 뉴스를 혼합하여 한국 이미지로 갖고 있을지 모른다.

하루 빨리 통일이 왔으면.

 

터키여행을 하면서 많은 외국인들과 짧지만 좋은 만남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이 커플은 가장 오랜 시간 얼굴을 마주했고, 가장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헤어졌을 때 가장 아쉬움이 컸던 사람들이다.

이들과의 인연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돌아오는 길, 다시 전망 좋은 곳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괴뢰메를 감상한다.

사실 터키여행을 준비할 때 카파도키아의 그린투어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계획을 잡았다.

어떤 사람들은 걷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하는데, 그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볼거리가 빈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괴뢰메 내의 좋은 코스를 선택해 걷는 것이 더 나을 듯 싶다.

 

 

 

 

 

 

 

 

 

카파도키아의 아름다운 조망을 마음속 깊이 각인하며 바라보다.

 

 

 

 

 

 

 

 

 

괴뢰메에 도착하던 첫날 들렸던 우치히사르 성채

 

 

 

 

 

 

 

 

 

 

 

 

 

 

 

 

 

 

 

 

 

 

 

 

 

 

 

 

 

 

 

 

5시 50분, 터키석 공장

 

 

이런이런....... 동양이나 서양이나.

그린 투어 맨 마지막 코스로 외즐레 터키석 공장에 도착했다.

원석으로 다듬는 과정을 보여주고 매장으로 끌고가 유혹한다.

 

 

 

 

 

 

 

 

 

 

 

 

 

 

 

 

 

모든 팀원들이 매장으로 들어가 터키석을 구경할 즈음, 나는 그냥 밖으로 나와 버렸다.

밖에는 공장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조그만 매점이 하나 있었고, 그 주위에 현지인 몇이 앉아 있었다.

매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서성이자 직원들이 눈치를 준다.

그래도 나는 에헤라디여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시계불알마냥 왔다리갔다리.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매점 주인집 아들이 뒷마당 언덕 위로 뛰어 올라간다.

언덕 너머로는 비둘기 몇이 석양을 등진 채 날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 마치 하늘을 날고 싶다는 듯 양 팔로 날개짓을 하였다.

만일 내가 10년 후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저 녀석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이 사진에서처럼 자신의 꿈을 훨훨 펼쳤으면 좋겠다.

 

 

 

 

 

 

 

7시 15분, 숙소로 돌아옴

 

 

숙소로 돌아와 아침에 맡겼던 배낭을 찾아 트래블러스 케이브 호텔을 나선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풍경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들고.......

그런데 이스탄불에서 준비했던 리라화가 바닥이 났다.

한국인 스태프에게 부탁해 갖고 있던 유로화를 환전하려 했더니 냉정하게 거절한다.

메이단에 몇 개의 ATM이 있지만 씨티은행은 없다.

다음 행선지 안탈리아에서 꺼내는 수밖에.

대단한 일도 아닌데 편의를 봐 주지 않는 것이 무척 섭섭하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 오늘 괴뢰메에서 무슨 축제가 있는 모양이다.

마을 중간에 있는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고, 한켠에선 청소년들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이런....... 어제 열렸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이제 나는 저녁을 먹고 야간 버스를 이용해 안탈리아로 가야 한다.

 

 

 

 

 

 

 

 

 

 

 

 

 

 

 

 

 

저녁식사는 어제 저녁에 들렷던 메르칸이다.

메이단 근처에 있으며 이층 베란다의 전망이 좋아 식사를 하며 괴뢰메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어제 안면을 튼 주인 아들녀석이 오랜 친구처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이녀석,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일본인으로 착각한다.

이 집의 공갈빵은 정말 따끈하고 맛있다. 내가 터키여행에서 맛 본 빵 가운데 최고다.

 

 

 

 

 

 

 

 

 

한쪽이 시끄럽다. 공연 준비를 위해 처녀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식사를 하며 고민이 되었다.

사실 오늘 라크(터키 특산주) 한 잔과 물담배 피고, 다음 행선지인 안탈리아로 갈 생각이었다.

축제 관람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

앞에 차량들 주차한 곳이 메이단(광장)으로, 여행사들이 몰려 있고 버스 정류장 역할도 한다.

내가 잠시 후 타고 갈 안탈리아 행 버스도 저기서 출발한다.

 

 

 

 

 

 

 

 

 

 

 

 

 

 

 

 

 

축제를 보기로 했다.

터키여행에서 아직 한 번도 축제를 본 일이 없고, 물담배와 라크야 다른 곳에서 맛 보면 될 것이 아닌가.

공연장 있는 곳으로 가니 무대 옆에 곧 출현할 처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때, 눈에 확 들어온 처자 하나.

_ 어디서 왔어?

_ 한국

나를 보며 활짝 웃는다. 나는 사진 한 장 찰칵!

 

 

 

 

 

 

 

 

 

 

바로 옆에 있던 처자들에게 눈을 돌리니 그들도 쌩긋.

그래 너희도 찰칵!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그림은 바로 아타튀르크 초상화.

 

 

 

 

 

 

 

 

 

공연장은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이 한데 어우러져 혼잡한 상태.

무대 바로 앞에는 동네 어른들이 심사위원으로 앉아 있었다.

 

 

 

 

 

 

 

 

 

 

 

 

 

 

 

 

 

조금 전에 찍었던 그 처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독사진을 찍은 처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아마 이들은 아타튀르크 시절 민병대 모습인 것 같다.

동네 처녀들의 열광적인 박수와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한 이 팀이 가장 인기가 있었다.

공연을 다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떴는데 아마 이 팀이 인기상을 받았을 듯.

 

 

 

 

 

 

 

 

 

 

 

 

 

 

 

 

 

 

 

 

 

 

 

밤 10시, 안탈리아 행 버스를 타다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나는 이 괴뢰메를 떠나야 한다.

메이단에 있는 슈하 버스 사무실 앞으로 갔다. 깜짝 놀랐다.스페인 커플이 짐을 들고 서 있었다.

같은 슈하 버스를 타고 안탈리아로 간다. 참 질긴 인연이다.

안탈리아에서의 숙소를 확인하니 그것도 같은 동네다. 게다가 그곳에서 이틀 묵는 것까지!

 

_ 커피 좋아해?

_ 아니, 별로야.

_ 그래도 이것 한번 먹어 봐. 한국식 인스탄트 커피야.

나는 배낭에서 카누 두 봉지를 꺼내 그들에게 주었다. 그 맛에 대한 평가는 안탈리아에서 하기로 하고.

 

 

 

 

 

 

 

 

 

워낙 미드나잇 버스가 많은 나라라 곳곳의 휴게소가 모두 이처럼 불야성을 이룬다.

돈을 내는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니 스페인 친구가 아이스크림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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