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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산행 캠핑 장비

한바그, 알라스카 GTX

 

 

 

[구입동기]

 1월 초, 덕유산 산행시 신었던 신발은 캠프라인의 빅타. 5시간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 내려왔을 때, 양말이 흠뻑 젖어 발이 시려왔다. 습기가 신발 안으로 스며든 것인지, 아니면 땀을 배출하지 못해 생긴 것인지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만일 산 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동상이 걸릴 수 있는 정도였다. 겁이 덜컥 났다.

 

 그 후 집에 와 인터넷 검색을 한 결과 몇 가지 추론이 가능했다. 빅타의 경우, 2-3년 신으면 신발 코 부분으로 습기가 들어온다는 글이 여럿 있었다. 빅타를 샀을 때, 가죽 신발 잘 관리한다고 오일로 떡칠을 했는데 이것도 문제인 것 같았다. 신발의 숨을 막아 신발 안에서 생긴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그리고 남들은 산행 후, 신발에 낀 먼지나 돌 따위를 제거하면서 깨끗하게 관리했다는데, 나는 오일만 발랐지 전혀 돌보지 않았다. 결국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듯 싶다.

 

 금년에 눈산행을 별로 하지는 못했지만, 당시로서는 눈산행을 많이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빅타를 대신할 중등산화 선택이 시급했다.

 

 

[선택]

 발볼이 넓고 높은 나로서는 등산화 선택이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외국 제품은 거들떠 보지 않고 국산만을 고집했고, 그 중에서도 캠프라인 제품을 최고로 여기며 애용했다. 그런데 빅타의 습기 문제로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독일 제품은 발볼이 어느 정도 넓고 높은 사람에게도 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내 눈길을 끈 것은, 국산 제품을 사용할 때 장시간 사용시 발바닥 앞부분에 열이 났는데, 한바그의 알라스카를 신고부터는 없어졌다는 글들이었다. 나는 그런 현상을  내 발이 평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알라스카를 사기로 작정했다. 가격이 너무 비싸지만 어쨌든 산행은 계속 이어져야 하고, 발이 편하면 행복하니까.

 

 

[구입방법]

 등산화점에 가서 신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겠지만,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게 급히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구입.

 

 

 

 

 

 

 

 

 

[착화감]

 평상시 구두는 265를 신는데, 국산 등산화는 280을 신는다. 이 신발 역시 사이즈는 280을 선택했다. 두 번 산행 시, 신어 본 결과, 발의 엄지 부분이 조금, 아주 조금 압박감이 있었다. 한국인의 일반 족형에 따라 만든 국산 등산화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꽤 넓고 높게 나온 것 같다. 조금 더 신어보고 그래도 조이면 볼치기를 통해 약간 교정할 생각이다.

 

 크기에 따른 이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만족이다. 예전엔 대여섯 시간을 걷고 나면 발바닥 앞부분이 무척 피로했는데, 이 신발을 신고부터는 그런 증상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무게가 한짝에 950그램. 아마 내 사이즈는 크기 때문에 양쪽을 합하면 2킬로그램 정도는 될 것이다. 손으로 들었 보았을 때는 공포감을 느끼나, 실제 신어보면 그렇지 않다. 빅타도 그랬던 것처럼 잘 만든 등산화는 무게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접지력]

 우리나라 사람들이 등산화를 살 때, 크게 고려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접지력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등산할 때, 바위와 맞부닥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내 첫 등산화의 밑창이 '비브람'. 바윗길에서 혼이 난 경우가 많았고, 그 결과 캠프라인 등산화에 열광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캠프라인의 밑창은 무른 관계로 바위에서 접지력은 좋으나 오래 걸으면 발바닥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비해 '비브람'창은 딱딱해서 충격을 잘 흡수해 오래 걸어도 피로도가 덜 하나, 바위 위에서 잘 미끄러진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옛 이야기. '비브람'창도 그 후 많이 개선되었는데, 특히 이 등산화 밑창으로 쓰인 '비브람 푸오라'는 그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한다.

 

 연질의 밑창보다야 못하겠지만 그래도 대단한 충격 흡수력을 가지면서도 바윗길을 편히 걸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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