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처음 다니기 시작하던 시절, 나와 헤드 랜턴은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그 필요성은 너무나 빨리도 찾아왔다.생각지 않게 산행이 늦어 졌을 경우, 그리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집 근처의 대모산을 오를 때,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 헤드 랜턴.뭐 그게 그거겠지 생각하고 쉽게 헤드 랜턴을 샀다.거리에서 파는 중국산.
얼마 사용하지 않고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우선 무게 때문에 산행 중 불편함이 계속되고, 밝기도 마음에 안 들었다.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배낭 안에서 제멋대로 켜져 사용하려고 할 때마다 배터리가 남아 있는지 걱정을 해야 했다.산행 중에도 과연 배터리가 어느 정도 견딜지 불안의 연속.안되겠다 싶어 새것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는데,아마도 이 때부터 등산 장비를 살 때 인터넷을 뒤져 이것저것 따져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미국산 블랙 다이아몬드,독일의 루시도,프랑스산 페츨로 고민하다가 페츨로 결정했다.휴대성이나 편리성에서 앞섰기 때문이다. 매장에 나가서 최종적으로 그 회사 제품 가운데 두 개를 비교했다.'마이오 XP'와 '티카 XP'였다.성능은 전자가 더 나았다.그러나 무게가 더 나가고,배터리 박스를 따로 휴대하여 헤드 랜턴과 연결하는 불편함이 있었다.그 정도의 성능까지야 필요할 것 같지 않아,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지닌 후자로 결정했다.
우선 가볍다.AAA 배터리 3개를 사용하는데도 배터리 포함해서 무게가 95그램 밖에 안되는데 사용 시간은 120시간이다.착용시 머리에 전혀 무게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우며 직진 35미터 거리까지 밝고, 확산판을 잡아당기면 빛이 넓게 퍼진다.게다가 안전 장치가 확실해서 불필요하게 켜지는 일이 없고, 배터리 잔량이 자동으로 표시되어 불안감도 없다.빛이 아래로 뻗을 때 눈이 부시지 않도록 랜턴 밑에 작은 스크린이 있는 등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제품이다.개인 헤드 랜턴으로서는 이보다 나은 제품이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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